축구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안경남 기자] “전반은 거의 완벽한 플레이를 해줬다. 하지만 후반엔 상대가 스리백으로 내려앉으면서 고립됐다” 중국전을 무승부로 신태용 감독은 김신욱(전북) 활용법이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숙제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7 동아시아연맹(EAFF) E-1 챔피언십 첫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9개월 전 창사 참사(0-1패)의 복수를 노렸던 한국은 선제 실점 후 두 골을 몰아치며 승리를 가져가는 듯 했지만 후반 중국의 전술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며 동점골을 허용했다.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탄 경기였다.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재빨리 압박을 끌어올리며 중국의 실수를 공략했다.
이 과정에서 196cm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높이와 힘이 위력을 발휘했다. 중국 센터백 2명이 김신욱에게 끌려 다니면서 이명주(서울)와 이재성(전북)에게 공간이 생겼다. 전반 11분에는 이재성이 수비 라인을 침투 한 뒤 연결한 패스를 김신욱이 차 넣었고, 전반 18분에는 김신욱이 머리로 떨궈준 공을 이재성이 왼발로 마무리했다.
신태용 감독은 “김신욱은 높이와 발 모두 주문한 것을 정확하게 수행했다. 전반전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후반에는 김신욱의 장점이 사라졌다. 마르셀로 리피 감독이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술을 바꾸면서 2명이었던 센터백이 3명으로 늘어났고, 수비시에는 5명이 일자 라인을 형성하며 더 이상 한국이 파고들 공간이 사라졌다.
리피 감독은 “후반에 전략을 바꾼 게 주효했다. 수비를 좁게 하는데 중점을 뒀는데 그게 잘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신욱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면서 전반전에 잘 되던 연계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재성은 “전반에는 (김)신욱이형과 패스가 잘 됐는데 중국이 스리백으로 바꾸면서 대처에 실패했고 그로 인해 좋은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도 “후반에 중국이 스리백으로 내려서면서 김신욱이 고립됐다. 그로인해 김신욱이 가진 장점이 전반보다 훨씬 나오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이 김신욱 혼자의 잘못이 안니 팀 전체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신욱 뿐 아니라 팀으로서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이처럼 중국전은 김신욱 활용법에 대한 장점과 단점이 명확히 갈린 경기였다. 잘 될 때와 안 될 때 김신욱에게 어떠한 일이 발생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남은 북한, 일본과의 경기에서 김신욱 본인과 신태용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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