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안경남 기자] “북한전은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가져오게끔 좀 더 집중하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경기 하루 전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결과가 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결과를 놓친 중국전 무승부의 여파였다. 때문에 북한전은 증명해야 할 게 많다.
신태용호는 12일 오후 4시 30분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북한과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을 치른다.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은 지난 9일 중국과의 1차전에서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2-2로 비겼다. 사실상 2군으로 나온 중국전 무승부로 여론은 다시금 얼어 붙었다. 팬들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선 북한전서 확실한 승리가 필요하다.
■ 그래도 공격은 잘 돌아간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권창훈(디종), 석현준(트루아) 등 유럽파가 빠졌지만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공격은 그래도 잘 돌아갔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빠른 시간 안에 두 골을 몰아치며 역전했다. 선발로 출전한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은 발과 머리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4년 만에 A매치 골 맛을 봤고 ‘K리그 MVP’ 이재성(전북)은 한 수의 기술을 선보이며 중국의 어린 선수들을 농락했다.
특히 전반전 공격은 매우 날카로웠다. 김신욱은 높이와 힘으로 공을 따냈고 그 아래 위치한 이명주(서울)는 넓은 시야와 패스로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재성은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중국 수비 틈 사이를 공략했다. 신태용 감독도 “전반에는 선수들이 내가 원하는 것을 완벽하게 소화했다”고 평했다.
북한전도 공격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컨디션 난조로 중국전을 결장한 이근호(강원)와 윤일록(서울)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둘의 복귀로 공격 전술의 폭도 넓어질 전망이다. 이근호는 김신욱 또는 진성욱(제주)과 투톱이 가능하고 윤일록은 측면에 옵션을 더해줄 자원이다. 이근호는 “통증은 없다. 북한전에 나가면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축구는 90분이다
신태용 감독은 중국전을 복기하면서 “90분 동안 실점하지 않는 부분에서 아쉬웠다. 중국을 압도했지만 마지막 실점으로 잘했던 부분이 희석됐다. 순간순간 집중력을 잃지 말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가 거듭해서 강조한 단어는 ‘집중력’이었다. 경기 내용은 좋았지만 수비에서 집중력이 떨어져 두 골을 내줬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몇 안 되는 중국의 공격에 너무 쉽게 실점을 허용했다. 중국이 잘한 것보다 한국이 집중력을 잃어 실수한 측면이 컸다. 무엇보다 상대 크로스가 올라올 때 수비수들의 위치 선정이 잘 안 됐다.
신태용 감독은 토니 그란데 수석 코치와의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국전 이후 라커룸에서 그란데 코치가 다 좋았으나 순간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짚어줬다”고 말했다. 역습이 주무기인 북한전은 수비에서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순간을 놓치면 곧바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신태용도 “축구는 70분이 아닌 90분인 만큼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승리해야 내용도 갖는다
축구도 결국에는 결과를 가져와야 박수 받는 스포츠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이기지 못하면 잘 된 것들이 희석되기 마련이다. 이겨도 본전인 동아시안컵은 더 그렇다. 라이벌 구도인 일본은 물론 역사적으로 한 수 아래로 평가된 중국, 북한과의 경기는 내용은 물론 당연히 결과를 챙겨야 하는 승부다.
중국전에서 내용과 결과 두 마리를 모두 잡겠다던 신태용 감독도 북한전에선 내용을 떠나 결과를 가져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전에서 한국이 경기를 지배했지만 스코어가 2-2로 끝나자 마치 패배한 듯한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신태용호의 최종 목표는 월드컵 본선이다. 동아시안컵 우승이 러시아에서의 성적을 보장하진 않는다. 큰 그림을 그린다면 동아시안컵 단지 월드컵을 위한 과정일 뿐이다. 하지만 팬들은 다르다. 항상 그랬듯 지금도 못하는데, 나중에는 잘 하겠냐는 반응이다. 결국 결과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조건 승리를 해야만, 그 안의 내용도 가질 수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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