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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천만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로 돌아왔다. 가까운 미래의 한반도 핵전쟁 시뮬레이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에서 그는 다소 논쟁적인 결말을 선택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봐야할 화두를 던졌다.
14일 삼청동 카페에서 기자와 만난 양우석 감독은 “북한을 비이성적으로 바라보는 국가는 한국 밖에 없다”면서 “좀더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강철비’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긴급히 내려오면서 펼쳐지는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정우성이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 역을, 곽도원이 청와대 안보수석 곽철우 역을 맡았다.
“마지막 장면은 곽철우가 선택한 것이죠. 외교는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아요. 그는 영화 내내 핵전쟁을 막기 위해 뛰어다니는 인물입니다. 그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는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했어요.”
한반도 핵문제의 해결방안은 네 가지 밖에 없다. 평화적 비핵화, 전쟁, 대북 압박 등의 현상유지, 핵균형이다. 영화는 이 가운데 한 가지를 다룬다. 그동안 논란이 됐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다뤄질 선택지다.
그는 한국이 북한을 과소평가, 과민반응, 완전무시 세 가지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70년간 고착화된 분단체제가 빚어낸 현상이다. 이런 시각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게 그의 진단이다.
“저는 북한과 북핵의 현실을 ‘똑바로’ 보자고 주장하고 싶어요. 우리의 처지를 정확하게 아는게 중요합니다. ‘강철비’가 다른 남북관계를 다룬 영화와 가장 큰 차이점은 민족 정서가 없다는 거예요. 순수하게 힘의 논리와 이익의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실제 한국의 정치권은 너무 과민 반응을 하거나, 너무 낭만적인 측면이 있거든요.”
‘강철비’의 모티브는 선우휘 작가의 단편소설 ‘단독강화’다. 한국 전쟁중 어느 겨울, '양'이라는 국군과 '장'이라는 인민군은 우연히 한 산에서 맞닥뜨린다. 이들은 화해하고 동굴에서 동거하며 자기들만이라도 단독강화를 맺는다. 그러나 중공군이 몰려오자 비극을 맞게 된다.
“중학교 때 읽었어요. TV문학관에서 영상으로 한번 더 봤죠. 강렬한 인상을 받았어요. 사실 ‘강철비’ 뿐만 아니라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 투 동막골’ ‘공동경비구역 JSA’ 등 남북문제를 다룬 영화의 원형이 이 소설에 담겨 있죠.”
그는 ‘변호인’과 ‘강철비’의 공통점으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사이렌 같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누군가 사회적으로 꼭 해야할 이야기를 한 편 더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직접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제가 호기심이 많은데, 그걸 인문학으로 풀어요. 인문학에 바탕을 둔 SF영화를 만들 거예요. 요즘은 기술이 발달돼서 SF 이야기가 필요한 시대이기도 하고요. 그 전에 ‘강철비’가 잘 돼야지요(웃음).”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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