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서울 SK 포워드 최부경이 궂은일을 도맡으며 팀에 귀중한 1승을 선사했다. 기록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활약상이었다.
최부경은 지난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 선발 출전, 19득점 6리바운드 1스틸하며 골밑을 지켰다. SK는 올 시즌 개인 4호 트리플 더블을 작성한 애런 헤인즈(23득점 16리바운드 11어시스트 3스틸 3블록)의 활약을 더해 2차 연장전 끝에 92-87로 승, 전주 KCC와 공동 1위가 됐다.
최부경은 연장전 들어 매서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1차 연장전에서 골밑득점에 이은 추가 자유투를 넣는 등 7득점했고, 2차 연장전에서도 2득점 4리바운드로 기여했다. 특히 2차 연장전에서 따낸 리바운드는 모두 공격 리바운드였다. 최부경이 정효근, 강상재가 5반칙 퇴장 당한 전자랜드에 체력적 부담을 가중시킨 셈이었다.
최부경은 “최근 팀이 정신적인 것은 물론, 육체적으로도 저하된 상태였다. 하지만 선수들이 뭉쳐서 고비를 이겨냈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 앞으로는 SK다운 농구를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최부경은 상무 복무 시절부터 슈팅연습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군 제대 후에는 홈, 원정 가릴 것 없이 동료들보다 1시간 빨리 체육관을 찾아 중거리슛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최근에는 팀 동료 안영준, 테리코 화이트도 1시간 빠른 슛 연습에 동참한 터.
최부경은 2라운드 들어 중거리슛을 시도하는데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자랜드전은 달랐다. 강상재에 맞서 과감하게 중거리슛을 던진 것. 2차 연장전에서는 SK에 4점차 리드를 안기는 중거리슛을 넣기도 했다.
최부경은 “핑계 아닌 핑계지만, 최근에는 무릎이 안 좋아서 상체로만 슛을 던졌다. 그러다 보니 슛 밸런스가 안 좋았지만, 최근 무릎에 있는 물을 빼고 몸 관리를 했다. 연습도 꾸준히 하다 보니 자신감 있게 (슛을)던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SK는 전자랜드를 꺾으며 KCC와 공동 1위가 됐지만, 지난 12일에는 대역전극에서 패잔병이 되기도 했다. 원주 DB와의 홈경기서 한때 28점차까지 앞서나갔지만, 3점슛에 대한 대처가 원활하지 않아 역전패를 당한 것. DB를 제압했다면, SK의 순위는 단독 1위였을 지도 모를 일이다.
최부경은 “DB전이 끝난 후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고, 벤치멤버들에게 미안했다. 더 열심히 해서 다음 경기를 이기는 수밖에 없었다. 숙소로 돌아가 동료들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쌓아뒀던 것을 풀었다. 전자랜드전도 졌으면 큰일 날 뻔했다(웃음)”라며 DB전을 곱씹었다.
최부경은 올 시즌 보수총액 2억 3,000만원을 받는 등 SK의 핵심 전력이다. 평균 기록은 9.3득점 5.5리바운드 1.6어시스트에 불과하지만, SK 코칭스태프는 알고 있다. 기록지에는 드러나지 않는 최부경의 궂은일이 팀 전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말이다.
최부경은 직접 리바운드를 따내는 게 아니더라도 터프하게 박스아웃을 펼치며 팀 리바운드에 기여한다. 또한 부지런히 스크린을 걸어주며 동료들의 3점슛 찬스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기록지에는 표기되지 않는 최부경의 역할들이다.
문경은 감독 역시 “팀을 살리는 BQ를 지닌 선수가 (최)부경이다. 안 보이는 부분에서 공헌해줘서 고맙다”라며 최부경을 칭찬했다.
이에 대해 전하자 최부경은 “감독님 말씀은 과찬이다. 내가 스크린을 한 번 들어가는 것으로 동료들의 경기력이 살아난다면, 나는 거기에 만족한다. 그로 인해 팀 분위기도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라며 웃었다.
SK는 주장 김선형의 부상이라는 악재 속에도 공동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돌아온 애런 헤인즈의 맹활약, 김민수의 부활 외에 최부경의 궂은일도 팀 전력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SK는 기록지에는 표기되지 않는 최부경의 궂은일 덕분에 진지하게 정규리그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최부경.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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