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안경남 기자] 숙명의 한일전을 앞둔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잠시 러시아를 내려 놓는다. 월드컵으로 가는 큰 그림을 그리던 그가 일본과의 사실상 결승전을 앞두고 ‘과정’이 아닌 ‘결과’에 모든 걸 쏟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오전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웨스트훈련장에서 한일전을 대비한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선수단 전면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충전한 대표팀은 밝은 표정으로 훈련장에 나타났다. 재활 중인 수비수 김민재(전북)를 제외한 북한전에 선발로 나섰던 11명을 포함한 선수단 22명이 담금질을 했다.
훈련은 초반 15분 공개 후 전면 비공개로 진행했다. 취재진이 사용하는 기자실도 보완을 문제로 전술 훈련이 시작될 때 폐쇄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훈련장 구조상 보안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만큼 한일전에 모든 걸 걸겠다는 얘기다.
신태용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국민정서상) 한일전은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일본과 경기는 만드는 패턴보다 무조건 결과를 내는데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신태용 감독은 동아시안컵이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여론의 악화와 한일전의 중요성을 감안해 잠시 러시아월드컵을 내려 놓고 일본전 결과를 내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태용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을 이끌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결승에서 일본을 2-0으로 이기다가 3골을 내리 허용하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기억은 신태용 감독에게 많은 교훈을 안겼다.
그는 “그때는 올림픽 티켓을 따는 게 우선이었다. 그래서 우승에 연연하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는 다르다. 당시 패배는 지도자로서 많은 걸 느끼게 했다. 두 번 다시는 그런 실수는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선수단은 휴식을 취했지만 신태용 감독과 코치진은 일본전 분석에 매진했다. 그는 “(일본의) 할릴로지치 감독이 어떻게 나올 지 코칭스태프와 분석하고 있다. 선수들도 각자 일본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과정보다 무조건 결과를 내겠다는 신태용 감독은 일본의 경기력이 점점 올라오고 있다면서 “세밀한 축구를 잘하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공략할지 연구 중이다. 선수들과도 미팅을 했다”고 말했다.
신태용호의 최종 목적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의 결과다. 때문에 동아시안컵은 러시아로 가는 과정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일전은 결과를 무시할 수 없는 라이벌전이다. 내용보다는 이기고 지냐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역대 한일전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때문에 신태용 감독도 이번 만 큼은 러시아를 잠시 내려 놓기로 했다. 한일전이 잘못될 경우 러시아로 가는 과정이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정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선 일본을 이기는 것만이 최상의 방법이다. 그리고 신태용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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