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하늘 지배한 현실판 '진격의 거인' 김신욱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안경남 기자] ‘고공 폭격기’ 김신욱(전북)의 별명의 일본 TV만화 ‘진격의 거인’에 등장하는 캐릭터다. 압도적인 피지컬로 상대 수비수를 파괴하는 그의 플레이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김신욱은 현실판 진격의 거인으로 변신해 일본 도쿄 하늘을 지배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에서 일본에 4-1 역전승했다.

이로써 2승1무(승점7)를 기록한 한국은 일본(2승1패,승점6)를 제치고 2003년, 2008년, 2015년에 이어 통산 4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한일전을 앞두고 김신욱은 일본이 가장 두려워한 공격수였다. 일본 취재진들도 경기 전날 한국 기자들에게 김신욱의 선발 여부를 물을 정도였다.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은 일본 수비수들이 막기엔 버거운 상대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신욱은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제공권을 장악하며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비록 무승부로 그의 활약이 바랬지만, 아시아 무대에서 김신욱의 존재감을 매우 컸다.

그리고 김신욱은 예상대로 일본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이근호(강원)와 함께 출격했다. 한국의 공격은 김신욱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후방에서 긴 패스를 찔러주면 김신욱이 머리와 가슴을 이용해 떨궈줬고 이를 이근호, 이재성(전북), 김민우(수원)가 낚아채 일본을 공략했다.

전반 3분 만의 페널티킥 실점으로 주춤한 한국은 10분 뒤 김신욱의 헤딩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김진수가 사이드에서 높게 올려준 크로스를 김신욱이 낙하 지점을 완벽히 파악한 뒤 머리로 꽂아 넣었다. 일본 수비수가 알고도 막기 힘든 장면이었다.

이후에도 김신욱의 활약은 계속됐다. 일본을 압도하는 피지컬로 경기 내내 뛰어 오른 그는 도쿄 하늘의 지배자였다. 한 명으로 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고, 두 명이 붙으면 다른 선수에게 공간이 생겼다. 일본에게 김신욱은 골칫거리였다.

그렇다고 머리만 잘 쓴 건 아니다. 김신욱은 정우영의 프리킥 역전골로 앞서던 전반 35분 이재성이 환상적인 돌파로 만들어 준 1대1 찬스를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일본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아지노모토에 진짜 진격의 거인이 등장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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