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현대모비스가 '전준범 데이'에 웃었다.
12월 17일이다. 전준범데이다. 등번호 17번의 전준범은 과거 두 차례 12월 17일에 경기를 망쳤다. 지금도 회자되는 사례가 2014년 12월 17일 SK와의 원정경기다. 3점 앞선 경기종료 직전 애런 헤인즈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골밑슛을 시도했다. 들어가든, 들어가지 않든 현대모비스의 승리였다.
이때 곁에 있던 전준범이 골밑슛을 시도한 헤인즈의 팔을 쳤고, 바스켓카운트가 됐다. 그나마 헤인즈의 자유투가 들어가지 않으면서 현대모비스가 1점차로 이겼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으로부터 욕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유 감독은 "초등학생도 하지 않을 짓"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전준범은 혼이 나면서도 모비스 팬들에게 두 손을 들어 박수를 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전준범은 훌쩍 성장했다. 여전히 기복이 있지만, 국가대표 슈터로 발돋움했다. 전준범의 외곽 화력은 올 시즌 현대모비스 특유의 업템포 농구와 결합, 강력한 힘을 뽐낸다. 2017년 전준범 데이에도 마찬가지였다.
DB와의 원정경기. DB 역시 업템포 농구를 구사한다. 포스트에 공을 넣지 않고 외곽에서 공을 돌리다 찬스만 나면 거리에 관계없이 누구나 슛을 던진다. 다만, DB는 최근 빡빡한 원정 연전으로 페이스가 약간 떨어졌다. 이상범 감독도 "이지운이 오픈에서도 쏘지 않길래 왜 안 쐈냐고 물으니 두 다리가 후들거려서 못 던졌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주전, 백업할 것 없이 선수들의 출전시간을 철저히 조절한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 주축으로 중용되는 대부분 선수가 이렇게 많이 뛰어본 적이 없다. 힘들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그게 밸런스가 깨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DB는 크고 작은 실수가 적지 않았다. 그 사이 현대모비스가 치고 나갔다. 현대모비스 역시 최근 나흘간 3경기를 치르며 체력적으로 완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종현이 적극성을 가미하면서 확실한 옵션을 추가했다. 다른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으로 이어진 걸 무시할 수 없다.
현대모비스는 1쿼터 막판 잇따라 속공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양동근이 함지훈의 골밑 득점을 도왔고, 이종현이 레이션 테리의 골밑슛을 돕는 랍패스를 띄웠다. 그리고 2분34초전 속공 상황서 함지훈의 패스를 전준범이 우측 코너에서 3점포로 연결했다. 전준범은 박경상의 패스를 탑에서 또 다시 3점포로 연결했다. 박경상의 패스를 함지훈도 속공 득점으로 연결했다. 주도권을 잡았다.
DB가 2쿼터 초반에 흐름을 탔다. 디온테 버튼과 윤호영을 중심으로 빠르고 정확한 팀 오펜스를 구사했다. 그러자 현대모비스는 2쿼터 중반 기습적으로 지역방어를 시도했다. DB의 실책이 속출했다. 현대모비스는 스피드를 올렸다. 5분41초를 남기고 블레이클리를 빼고 외국선수 1명으로 임했으나 오히려 흐름을 탔다. 양동근을 중심으로 효과적으로 공격을 마무리했다. 테리의 골밑슛, 전준범의 3점포에 이어 직접 드라이브 인과 3점포를 꽂았다. DB는 전반전 종료 1분13초전 버튼이 이종현을 상대로 인 유어 페이스 덩크슛을 터트렸으나 흐름을 내준 상태였다.
DB가 3쿼터 중반 이후 또 다시 추격했다. 두경민 대신 투입된 박병우의 활약이 돋보였다. 버튼이 골밑 득점과 서민수의 3점포로 흐름을 돋구자 벤슨의 덩크슛을 잇따라 도왔다. 지역방어를 어렵지 않게 깼다. 현대모비스도 양동근을 중심으로 테리와 블레이클리가 득점을 만들며 리드를 유지했다.
DB는 4쿼터에 현대모비스 지역방어에 또 다시 고전했다. 볼 흐름이 자주 끊겼다. 그 사이 현대모비스는 양동근과 함지훈, 이종현이 연속 득점했다. 함지훈은 이종현의 득점을 잇따라 도왔고, 이종현은 DB의 골밑 공격을 블록으로 차단했다. 특히 양동근은 업템포 농구를 효과적으로 이끌면서 DB 추격을 뿌리쳤다. 그리고 3분28초전 전준범의 패스를 받고 좌중간에서 결정적 3점슛을 터트렸다. 이후 양동근은 철저히 시간을 소진하면서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상대 팀 파울을 철저히 활용했다.
테리가 경기종료 58초전 김주성의 레이업을 블록으로 차단했다. 공격권을 잡은 현대모비스는 경기종료 51초전 비디오판독 끝 U파울을 얻었다. 전준범이 상대 코트로 살짝 넘어가서 U파울을 얻었을 때 이미 양팀 선수들이 더 길게 내려간 상태였다. 그러나 U파울은 변함 없었다. 전준범은 자유투 1개를 넣었고, DB는 반칙작전을 쓸 수밖에 없었다. 양동근이 18.6초전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으며 승부를 갈랐다. 결국 현대모비스의 89-82 승리. 4연승을 이어갔다. 양동근이 3점슛 6개 포함 30점 7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전준범 데이의 주인공 전준범도 3점슛 2개 포함 7득점했다.
현대모비스의 속공득점은 19점이었다. DB는 6점이었다. 또, 현대모비스가 상대 실책에 의해 올린 득점도 17점으로 10점의 DB보다 많았다. 결국 업템포 농구의 효율성에서 현대모비스의 판정승이었다. DB는 현대모비스의 지역방어를 효과적으로 깨지 못했다. 끝내 결정적인 외곽포 한 방이 지원되지 않았다.
[현대모비스 양동근(위), 현대모비스 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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