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영화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벌어진 직후부터 시작한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박처장(김윤석)과 법대로 부검을 실시하자는 최검사(하정우)가 팽팽히 부딪히면서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당시 5공 정권은 경찰의 힘이 셌죠. 권력 내부의 암투와 분열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경찰이 교회에 숨어 있는 민주투사 김정남(설경구)을 검거하기 위해 출동하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다. 명동성당 신부들의 성명서 발표와 교회를 찾아가는 경찰의 다급한 움직임이 한데 어우러진 시퀀스에 종교적 의미를 담았다.
“성당과 교회를 연결한 것은 ‘신의 분노’를 담아내고 싶었기 때문이예요. 신도 독재졍권에 노여워하고 있다는 종교적 메타포를 나름대로 넣은 셈이죠. 애국가에 ‘하느님이 보우하사’라는 대목이 있잖아요. 하느님도 박처장에게 벌을 주는거죠.”
장준환 감독이 ‘1987’을 연출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상천외한 상상력이 빛을 발했던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의 잔상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 그는 ‘화이’ 인터뷰 당시 “외계인 시나리오 쓰고 SF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알려졌는데 ‘그게 잘못 알려진 거였구나’ 하는 걸 퍼트려야겠다”고 농담 삼아 말한 적이 있다.
“‘1987’를 보고 관객들이 평소 생각하던 장준환 영화와 다르다고 느낀다면, ‘기분좋은 배반’이 될 것 같아요. 독특한 상상력의 영화는 언제든 만들거예요. 사람은 쉽게 안 변해요(웃음). 마이너하지만, 마이너처럼 보이지 않는 영화가 좋아요. 그렇지만 제가 일부러 그런 영화를 추구하는 건 아니예요. 어떤 장르가 됐든, 저는 ‘힘있는 이야기’에 끌립니다.”
[사진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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