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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오리온의 저항은 대단했다. 상승세의 현대모비스도 움찔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4쿼터에 오리온을 완벽히 눌렀다.
오리온은 선수층이 얇다. 추일승 감독은 1.5군급 선수들을 폭넓게 활용, 체력전과 버논 맥클린, 저스틴 에드워즈의 파괴력으로 승부를 건다. 체력전의 기본은 지역방어다. 올 시즌 추일승 감독은 지역방어를 자주 구사한다. 어떻게든 체력을 안배해서 승부처까지 접전으로 끌고 가겠다는 심산.
추 감독은 29일 현대모비스전을 앞두고 "재학이가 우리만 만나면 지역방어를 많이 구사한다"라고 말했다. 오리온의 가장 약한 포지션은 가드진이다. 경기조율능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공략하기 위한 지역방어.
그러나 유재학 감독은 이날만큼은 지역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추 감독이 전반전 내내 2-3 지역방어를 가동했다. 그런데 현대모비스는 오리온 지역방어를 잘 공략했다. 바운드 패스에 의한 골밑 득점, 외곽 패스게임에 의한 3점포가 적절히 터졌다. 1쿼터 막판 함지훈의 바운드 패스와 이종현의 골밑슛, 2쿼터 중반 함지훈의 바운드 패스와 블레이클리의 덩크슛, 양동근의 랍패스와 블레이클리의 앨리웁 덩크슛, 블레이클리의 패스와 양동근의 3점포, 함지훈의 패스와 테리의 3점포가 대표적이었다.
오리온은 개의치 않았다. 계속 지역방어로 체력전을 펼치면서, 공격에서의 효율성 높은 움직임으로 응수했다. 지역방어에 기습적인 하프코트 프레스를 사용, 간간이 실책을 유도했다. 이때 속공이 돋보였다.
특히 에드워즈가 돋보였다. 본래 드라이브인이 날카롭지만 외곽슈팅능력은 다소 떨어진다. 때문에 현대모비스는 스크린에 걸려도 적극적으로 달라붙지 않았다. 그런데 에드워즈는 이날 외곽포를 잇따라 자신 있게 꽂았다. 에드워즈와 맥클린의 연계플레이도 효과적으로 이뤄졌다. 결국 오리온은 대등한 승부를 이어갔다.
오리온은 3쿼터부터 지역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현대모비스가 익숙해질 것에 대비했다. 모비스도 꾸준히 맨투맨으로 응수하면서 많은 몸싸움이 일어났다. 오리온은 결국 맥클린과 에드워즈를 활용한 공격으로 응수했다. 실점 이후 빠른 공격전환에 의한 득점도 돋보였다. 현대모비스도 블레이클리가 잇따라 훅슛을 터트렸다. 두 팀은 서로 외국선수들의 연계플레이를 봉쇄하지 못했다. 결국 3쿼터까지 동점.
그리고 운명의 4쿼터. 의외로 초반에 흐름이 현대모비스로 확 넘어갔다. 현대모비스는 오리온 맨투맨을 부담스러워하지 않았다. 최근 공격 페이스가 좋은 이종현, 양동근과 블레이클리의 응집력이 돋보였다. 패스게임에 의한 양동근의 3점포, 블레이클리의 속공, 맥클린을 상대로 적극적인 몸싸움 끝에 나온 이종현의 훅슛, 블레이클리의 돌파에 이은 훅슛과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득점.
그렇게 순식간에 스코어가 10점차로 벌어졌다. 승부가 갈렸다. 오리온은 최진수의 자유투 1득점 이후 전혀 필드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현대모비스 수비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오리온은 실책이 잦았다. 성급한 슛 셀렉션으로 점수가 나오지 않자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확실한 포인트가드와 경기 리더가 없는 약점이 부각됐다. 최진수 외에 국내선수들의 기술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전력 약점.
현대모비스는 승부처서 단단했다. 지난 7연승이 모두 그랬다. 기본적으로 탄탄한 스위치 맨투맨이 돋보이고, 성장한 이종현이 외국선수들을 잘 막으면서 국내선수들의 외곽수비력도 탄탄해졌다. 골밑 도움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었기 때문.
이날 역시 수비에서 맨투맨으로 4쿼터까지 잘 버텨낸 게 1차적 승인이다. 맥클린에게 도움수비를 들어간 전략도 성공했다. 그리고 오리온 지역방어에 효과적인 패스게임으로 대응, 8연승을 완성했다. 오리온 맨투맨은 더욱 손쉽게 깼다.
이종현은 승부처서 힘을 발휘했다. 오리온 골밑 약점을 제대로 공략했다. 오리온이 맥클린을 빼고 에드워즈를 활용, 스몰라인업으로 나서자 넘어가지 않았다. 경기종료 2분56초전 양동근의 패스를 받아 터트린 통렬한 덩크슛은 현대모비스 승리의 신호였다.
[오리온-현대모비스전. 사진 = 고양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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