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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은 기존 상식과 관행을 뒤집는 설정으로 성공 스토리를 써왔다. 디즈니가 심어놓은 예쁜 공주와 멋진 왕자의 러브스토리를 뒤집은 드림웍스의 ‘슈렉’, 78세 괴짜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픽사의 ‘업’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스 에이지’ ‘리오’ 시리즈로 두각을 나타낸 블루스카이는 싸움을 싫어하는 황소 ‘페르디난드’로 승부를 걸었다.
페르디난드는 몸짓은 거대하지만, 마음이 따뜻하다. 아름다운 꽃향기를 가장 사랑한다. 어느날 꽃축제 구경을 갔다가 벌에 엉덩이를 쏘여 날뛰다 싸움을 잘한다는 오해를 받고 싸움소 훈련장에 끌려간다. 싸움에 관심이 없는 페르디난드는 수다쟁이 염소, 시끌벌적한 동료 황소들, 그리고 깨방정 고슴도치 삼남매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좌충우돌 모험에 나선다.
원작 동화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는 타임지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동화 100’에 선정된 고전이다. 한국에서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추천한 인권도서로 가치를 인정 받았다. ‘페르디난드’는 주변의 편견을 극복하고 자기 자신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이야기를 뭉클하고 유쾌하게 담아낸다.
최고의 싸움소가 되려는 황소들이 경쟁을 싫어하고 싸움에 관심이 없는 페르디난드의 행동에 점차 감화되는 과정이 시종 흥미롭게 전개된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농장을 탈출하고, 심지어 운전까지 척척 해내는 고슴도치 삼남매의 코믹스러운 행동이 깨알 웃음을 유발하고, 농장주와 페르디난드 동료들이 스페인 마드리드 한 복판에서 펼치는 추격전은 풍부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넘버원’ 투우사와 페르디난드가 벌이는 투우 장면은 이 영화의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싸움을 좋아하는 것은 황소가 아니라 인간이다. 인간이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를 바라는 비폭력 평화주의 메시지는 작금의 시대에 꼭 필요한 가치다.
[사진 제공 = 20세기폭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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