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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군산 김진성 기자] "이런 경기가 더 부담스럽다."
KGC 김승기 감독은 5일 KCC와의 군산 원정경기를 앞두고 부담감을 토로했다. KCC 절대 에이스 안드레 에밋이 3일 신인 김진용과 1대1 연습을 하다 왼쪽 발목을 다치면서 결장했다. 전태풍도 햄스트링 통증으로 역시 결장.
그러나 KCC는 올 시즌 에밋이 뛰지 않을 때 오히려 저력을 발휘한 케이스가 종종 있었다. KCC는 에밋의 팀이다. 에밋이 공을 갖고 공격을 풀어가는 시간이 길다. 드리블, 페이크 테크닉과 골 결정력이 워낙 뛰어나다.
하지만, 에밋의 특성이 부각되면 상대적으로 KCC 팀 오펜스가 무뎌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다른 선수들이 공을 만지지 못하면서 리듬이 끊긴다. 에밋과 다른 선수들이 서로 고립되면서 오히려 팀 오펜스의 위력이 떨어질 때도 있다.
1일 DB전이 대표적이었다. 에밋이 DB의 집중마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고, 리듬이 끊긴 국내선수들의 공수 움직임, 적극성도 줄어들면서 DB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볼 없는 움직임이 좋지 않았고, 리바운드 가담이 줄어들면서 팀 전체가 생동감이 떨어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에밋이 빠졌을 때 찰스 로드, 이정현, 송교창, 송창용, 김민구 등 다른 롤 플레이어들의 팀 오펜스가 오히려 위력을 발휘한 경우가 많았다. KCC에는 에밋 외에도 워낙 빼어난 기량을 지닌 선수가 많다. 이들의 위력을 극대화한 팀 오펜스가 오히려 상대에 부담을 안긴 사례가 많았다. 김 감독이 경기 전 걱정한 것도 이 부분이다.
KCC는 예상대로 에밋이 없어도 이현민, 이정현, 로드를 앞세워 효과적인 팀 오펜스를 펼쳤다. 송교창은 확실히 공 가진 시간이 늘어나면 위력을 발휘한다. 이들은 세트오펜스와 얼리오펜스를 적절히 배합, KGC와 대등한 승부를 했다. 초반 찰스 로드의 득점 감각이 좋았다. 송교창은 위협적인 속공 피니셔 역할을 했다. 2쿼터 수비를 할 때 오세근도 잘 막았다.
KGC도 만만찮았다. 데이비드 사이먼의 슛 감각이 좋았다. 사이먼과 로드는 서로 매치업되면서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했다. 양희종의 외곽포가 지원됐고, 2쿼터 Q.J. 피터슨이 등장하자 흐름을 장악했다.
피터슨은 단신이지만, 스피드, 탄력 등 운동능력이 빼어난 가드다. 김 감독은 "사이먼보다 리딩은 조금 떨어져도, 파워는 좋다"라고 말했다. 실제 피터슨은 탄탄한 상체를 앞세워 KCC 장신들을 상대로 몸을 붙여 자유자재로 공격을 펼쳤다. 특유의 탄력과 스피드, 긴 체공시간을 활용한 이중동작으로 연이어 드라이브 인을 성공했다.
다만, 슛 감각은 썩 좋지 않았다. 피터슨은 영리했다. 스크린을 받고 먼 거리에서 시도한 3점슛이 거의 들어가지 않자 팀 오펜스에 가담했다. 그러자 KGC가 더욱 KCC를 몰아쳤다. 3쿼터 중반 사이먼에게 내준 절묘한 골밑 어시스트, 우측 코너의 이재도의 3점포를 지원한 장면은 백미였다. 10점 내외로 달아난 순간.
그러나 KCC는 3쿼터 막판부터 무섭게 응집력을 끌어올렸다. 46-56으로 뒤진 3분26초전. KCC 추승균 감독은 로드를 빼고 국내선수들로 운영했다. 그리고 2-3 지역방어를 시도했다. 이게 통했다. 국내선수들의 지역방어가 매우 유기적이었다. KGC는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 실책이 쏟아졌다.
그 사이 국내선수들의 빠른 공수전환을 앞세워 흐름을 뒤집었다. 송교창은 특유의 빠른 순발력과 속공가담을 앞세워 흐름을 조금씩 바꿨다. 이현민과 이정현의 도움을 받아 3점포와 속공 득점을 올렸다. 송창용의 우중간 3점포를 돕는 재치도 발휘했다.
KCC는 2점 뒤진 채 4쿼터를 맞이했다. 하지만, 흐름을 완벽히 장악한 상황. 피터슨이 빠진 KGC는 활력이 떨어졌고, KCC는 응집력을 끌어올렸다. 신명호의 어시스트를 송교창이 동점 득점으로 연결했고, 이정현의 어시스트를 로드가 골밑 득점으로 연결했다.
두 팀은 멤버구성상 미스매치가 많지 않다. 오세근은 하승진을 맡느라 로드 수비에 도움을 주는 게 쉽지 않았다. 사이먼은 로드의 움직임을 제어하지 못했다. 하승진과 이현민이 절묘하게 로드의 득점을 도우며 달아났다.
반면 오세근은 공격에서 하승진을 외곽으로 끌어내 따돌렸으나 드라이브 인을 놓쳤다. KCC는 다음 공격서 이정현이 이현민의 우중간 3점포를 도우며 77-70으로 달아났다. 승부가 결정된 순간. 결국 KCC의 81-71 승리.
KCC는 에밋이 빠졌지만, 오히려 로드와 이정현, 송교창을 중심으로 팀 오펜스의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이 자체만으로 위력적이었다. 전태풍 공백은 이현민과 김민구가 메웠다. KCC의 뎁스 위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증명된 한 판이었다. 국내선수들의 지역방어도 인상적이었다. KGC를 상대로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는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에밋이 그립지 않았다.
[KCC 로드와 이정현(위), KCC 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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