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정우성, 청춘 아이콘에서 '소신 발언'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정치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생각을 밝히며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 특히 시국이 어수선할 당시 "박근혜 앞으로 나와!"라고 대범한 패러디를 시도, 대중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에 최근 만난 정우성에게 "연기 외의 부분으로 주목받는 것이 부담되진 않느냐"라고 물었다.
정우성은 "난 20세기 배우, 청춘의 아이콘 아니냐. 연기로 너무 오래 인정받았기에 이젠 다른 것으로도 주목받는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이내 그는 진중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배우 이전에 한 시민으로서, 중년에 접어든 남자로서 말이다.
"인지도를 의식하거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다거나, 나의 정치적인 성향을 알려야겠다는 둥, 어떤 계산에 의해 하는 말이 아니에요. 단지 한 시민으로서 느낀 불합리함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에요. 또 기성세대로서 고민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어요. 다음 세대에게 미안한 기성 세대는 되지 말아야지 그런 개인적인 생각을 품고 있죠."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소신 발언이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음에도 정우성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는 "우리처럼 솔직하게 정치인과 대중 사이에서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이런 문화 상품이 어딨겠냐"라며 강한 소명 의식을 드러냈다.
"정치 문제를 논하면 무작정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일부도 있어요. 다들 이걸 두려워하는데 그런다고 입을 다물고 있으면 나아질까요. 국민이 정치인에 대한 불만을 계속해서 고발해야지 사회도 점차 바뀌는 것이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일상에서도 소비자 고발 센터가 중요한 것이고요. 전 유명인이기에 말 한마디의 파급 효과가 커질 수밖에 없는 부분인데, 이처럼 정치인과 대중 사이에서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이런 문화 상품이 또 어딨나 싶어요."
소속사도 못 말리는 정우성이다. 정우성은 "홍보팀에서 정치적 발언은 자제해달라고 하기도 했었다. 그럼 난 '내가 정치적 발언을 뭐 했어요?' 하고 묻는다. 지금은 말리지 않는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단순히 할 말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긴 세월, 사랑받을 때도 있고 안 받을 때도 있는 것이라고 본다. 순진하게 하고 싶은 것만 하다가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선택에 대한 의미 부여는 각자가 다른 것이니까"라고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작품 행보 또한 예사롭지 않다. '더 킹'으로 통렬하게 현 시국을 풍자한 데 이어 차기작 '강철비'에선 남북 관계와 핵전쟁에 대해 다뤘다.
정우성은 "작정하고 선택한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다. 두 작품 다 소재가 부담스러웠다면 안 했을 것"이라며 "'강철비'는 사건과 상관없이 남북의 두 철우 캐릭터의 인간적인 스토리 라인에 매력을 느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독들이 작정하고 정치적인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다. 분명히 그 작품을 쓸 때 어떤 사회의 기류가 흘렀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저격하겠다 하고 작품을 기획하는 감독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는 아직 철이 안 들었어요. 이런 사회의 피곤함이 없는 정우성을 볼 때 내 나잇대의 분들이 불편해하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늘 청춘이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에요. "
[사진 = NEW]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