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창원 최창환 기자] DB가 올스타 휴식기를 기분 좋게 맞이하게 됐다. 원정 4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상범 감독이 이끄는 원주 DB는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접전 끝에 73-69로 승리했다.
DB는 이로써 원정 4연전을 모두 이기는 등 개막 5연승 이후 첫 5연승을 질주, 1위를 수성했다. 공동 2위 서울 SK, 전주 KCC와의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DB는 이날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올스타 휴식기를 1위로 맞이하는 게 확정된 터였다. 다만, 최근 SK와 KCC 역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만큼, 보다 멀리 달아나며 휴식기 이후의 순위싸움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필요가 있었다.
DB의 선두 질주는 KBL 판도를 흔든 이변이었다. DB는 이상범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했지만, 비시즌만 해도 객관적 전력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웅이 군 입대한 가운데 부상을 입은 윤호영의 복귀시점도 불투명했다. FA 자격을 얻은 이정현 영입에 실패하는 등 전력보강도 원활하지 않았다.
하지만 DB는 파란을 일으켰다. 2017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선발한 디온테 버튼이 해결사로 자리매김했고, 이상범 감독을 만난 두경민은 전성기를 맞이한 것. 벤치멤버들에게 동기를 부여, 성장세를 이끌어낸 이상범 감독의 지도력도 재조명받고 있다. 이상범 감독 역시 “‘꼴찌만 면하자’라는 생각이었는데…”라며 웃었다.
이상범 감독은 이어 “(김)현호나 (한)정원이는 그동안 재활을 열심히 한 만큼, 기회를 주고 싶었다. 실제로 투입되면 최선을 다해줬다. D리그 멤버들도 운동을 열심히 한다. 절실한 선수들이 모여 만든 성과다. (김)영훈이도 보면 죽기 살기로 뛴다”라고 덧붙였다.
DB의 팀 컬러는 명확하다. 1~2쿼터에 서민수, 유성호 등 그간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을 대거 투입해 풀코트 프레스를 적극적으로 펼친다. 이 과정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도 3~4쿼터에 김주성을 투입,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특히 버튼은 10일 LG와의 경기 전까지 1~2쿼터 평균 7.3득점을 기록했지만, 3~4쿼터에는 13.9득점을 몰아넣었다. 덕분에 DB는 지난달 12일 서울 SK와의 원정경기에서 28점차를 뒤집는 역전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윤호영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윤호영은 지역방어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물론, 안드레 에밋(KCC)과 애런 헤인즈(SK) 등 외국선수들 수비에도 가담한다. “(윤)호영이도 전성기 시절만큼의 경기력은 아니지만, 주성이와 번갈아가며 3~4쿼터에 힘을 실어준다”라는 게 이상범 감독의 말이다.
다만, DB가 올스타 휴식기 이후에도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변화도 필요하다. 이상범 감독은 “그동안 역전승이 많았던 것은 선수들의 체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었다. SK전도 운이 따른 경기였다. 향후에는 전반기처럼 프레스를 쓸 수 없을 것”이라고 견해를 전했다.
이상범 감독은 이어 “이제는 전반에 뒤처진다 해도, 격차를 10점 이내로 좁혀 놓는 경기운영을 해야 한다. 그래야 3~4쿼터에 투입되는 선수들의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상범 감독은 안양 KGC인삼공사 사령탑을 맡았던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지만, 정규리그 1위와는 인연이 없었다. DB 역시 ‘동부산성’이라 불린 2011-2012시즌 이후 정규리그 1위를 따낸 경험이 없다. 김주성의 은퇴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해나가고 있는 DB가 후반기에도 기세를 유지, 기적을 연출할지 지켜볼 일이다.
[DB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