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지역방어를 섞겠지만, 맨투맨 위주로 하겠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23일 KCC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위와 같이 말했다. 이유에 대해 추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지역방어로 재미를 많이 봤는데 3~4라운드 이후 상대 팀들이 적응을 했다. 많이 쓰지 못하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추 감독은 경기초반 버논 맥클린에게 하승진, 최진수에게 찰스 로드 수비를 1대1로 맡겼다. 도움수비 없이 맨투맨으로 버텼다. 1쿼터 3분59초를 남기고 안드레 에밋이 등장하자 저스틴 에드워즈가 역시 1대1로 막았다.
추 감독의 의도는 에밋과 KCC의 연계플레이 '리듬 끊기'일 수 있었다. 추 감독은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부터 최근까지도 에밋을 상대로 지역방어를 하면서 공을 잡으면 새깅을 하면서 2명 이상이 순간적으로 에워싸는 전술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에밋은 연계플레이에 무지한 선수가 아니다. 패스능력이 아주 좋다고 볼 수 없지만, 센스가 없는 것도 아니다. 실제 오리온은 4라운드 맞대결서 에밋이 공격위치를 바꾸고, 한 타이밍 빠른 패스게임으로 대처하자 와르르 무너졌다. 때문에 추 감독은 KCC를 상대로 지역방어 일변도의 디펜스는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5명 모두 철저히 맨투맨을 펼쳤다. 수비리바운드에 적극 가세했고, 맥클린, 최진수, 허일영, 전정규의 빠른 공격전환과 마무리를 앞세워 경기흐름을 장악했다. 한호빈의 가세로 세트오펜스에도 안정감이 생겼다.
그러나 에밋이 들어오면서 KCC가 오리온의 숨통을 조이기 시작했다. 오리온이 맨투맨을 하자 개인기량이 좋은 에밋은 물 만난 고기였다. 에드워즈는 에밋의 움직임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에밋은 개인기술을 앞세워 골밑 돌파, 중거리포를 연이어 성공했다. 에드워즈의 나쁜 팔 동작에 디펜스 파울을 유도, 3점 플레이를 엮었다.
KCC는 2쿼터 중반 실책이 잦았다. 외곽슛 감각도 썩 좋지 않았다. 6분57초전 상대 U파울로 에밋의 자유투 1개, 이정현의 3점포를 묶어 추격했으나 여전히 리드는 오리온이 잡고 있었다. 오리온은 에드워즈의 돌파에서 파생되는 공격을 앞세워 리드를 유지했다. 순간적으로 지역방어를 활용, KCC 공격 리듬을 무너뜨렸다.
KCC가 3쿼터 시작하자마자 역습을 가했다. 하승진을 기용하고도 나머지 선수들의 빠른 공수전환으로 오리온을 압박했다. 로드의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골밑 득점 이후 이현민의 어시스트를 로드가 돌파로 마무리했다. 하승진의 리바운드 이후 에밋의 속공 득점이 나왔다. 순식간에 연속 8득점으로 역전.
이후 시소를 탔다. 오리온은 에드워즈를 앞세운 빠른 공수전환, 허일영과의 두 차례 연계플레이로 잠시 KCC를 위협했다. 그러나 KCC는 오리온의 맨투맨 디펜스를 전혀 부담스러워하지 않았다. 에밋과 전태풍이 잇따라 개인기량을 앞세워 득점했다. 오리온 수비수들의 좋지 않은 팔 동작을 활용, 집중력을 발휘해 3점플레이를 잇따라 엮어냈다. 이정현도 결정적인 3점포 한 방을 터트렸다.
결국 5점 내외의 KCC 리드로 4쿼터 승부처에 돌입했다. 오리온은 2~3쿼터에 주로 에드워즈가 에밋을 맡았고, 4쿼터에는 최진수가 마크했다. 오히려 KCC는 4쿼터에 이정현이 개인기량을 앞세워 결정적인 점수를 만들었다. 4분18초전 최진수를 상대로 정면 뱅크슛을 터트려 3점 플레이를 엮어낸 건 백미였다. 오리온도 허일영의 3점포 두 방으로 응수.
그러나 에밋은 에밋이었다. 오리온이 1대1로 막는 건 한계가 있었다. 3점 앞선 2분5초전. 좌중간에서 최진수를 스핀무브로 가볍게 제치고 골밑으로 돌진했다. 그러자 맥클린이 블록을 위해 떴다. 그러자 에밋은 당황하지 않고 공을 맥클린의 팔 위로 띄워 넘겼다. 공은 백보드를 맞고 림을 통과했다. 5점차로 달아난 결정적 득점. 에밋의 개인기술과 양 팀의 전력이 고스란히 확인된 장면.
1분47초전 한호빈이 탑에서 우중간으로 드리블했다. 송교창이 마크했고 이정현이 뒤에서 슬쩍 공을 쳤다. 그러나 비디오판독 결과 한호빈의 최종 터치. 결정적 턴오버였다. 오리온이 문태종의 자유투로 추격했으나 결정적 동점 3점포를 놓쳤다. 이후 KCC는 이정현이 영리하게 시간을 소진하며 자유투를 얻었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리온은 지역방어에 대한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맨투맨을 선택했다. 그러나 봉인이 해제된 에밋은 거침 없었다. 지역방어든, 맨투맨이든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결국 KCC의 5점차 승리. 그래도 오리온은 에드워즈를 앞세운 빠른 공격과 허일영의 외곽포를 앞세워 끝까지 KCC를 괴롭혔다. 전력 차이를 감안하면 KCC 승리는 당연했다. 오히려 오리온이 선전했다.
[에밋과 로드.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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