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MD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김여진은 연극 '리차드3세'를 통해 고전의 힘, 연습의 힘을 느끼고 있다. 6년만에 무대에 서는 기대 만큼이나 두려운 마음도 앞서지만 고전의 힘, 연습의 힘을 믿는다.
연극 '리차드3세'는 꼽추로 태어났지만 뛰어난 권모술수와 총명한 식견을 지녔던 요크가 비운의 마지막 왕 리차드3세의 욕망을 향한 광기 어린 폭주를 그린다. 극 중 김여진은 리차드3세의 형수이자 피로 얼룩진 권력 쟁탈전의 경쟁구도를 팽팽히 이루며 극의 긴장감을 높일 엘리자베스 왕비 역을 맡았다.
김여진은 "고전이 익숙한 이유는 그게 그만큼 이제까지 다른 작품들로 변주되어 왔기 때문"이라며 "흔히 아는 작품들의 원천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이야기, 갈등 구조는 다 들어가 있다. 이게 갖고 있는 힘이 있다"며 "'리차드3세'는 강렬하다. 권력 싸움의 정점에 있는데 이것은 연출의 힘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그냥 밋밋하게 보면 재미 없을 수 있어요. 다 아는 얘기고 이보다 더 센 이야기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연출가의 힘으로 새로운 세계가 보여져요. 지금의 일상이 아닌 어떻게 보면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거죠."
연출의 힘 만큼 배우들의 연기력도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긴장감이나 떨림이 사실 더 하다"고 고백한 김여진은 "그 전에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고 관객을 속일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니 더 그렇다"고 털어놨다.
"20년 동안 연기자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책임감이라는 게 있어요. 실수하거나 균일하지 않거나 이런 게 절대 용납이 안 되는 거죠. 지금 말 하면서도 가슴이 떨려요. 더 연습해야 하는데 어떡하지?(웃음)"
김여진은 두려운 만큼 연습에 더 열중한다고 했다. 김여진 뿐만 아니다. 황정민, 정웅인 등 함께 하는 배우들 모두가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황정민 씨는 진짜 연습 벌레예요. 그렇게 연습하는 사람 처음 봤어요. 계속 안 가고 있고 몇시에 가도 와있더라고요. 저희가 보통 6~7시간 연습하는데 황정민 씨는 16시간 정도 연습하는 것 같아요. 정말 대단한 연습벌레고 노력파예요. 왜 황정민인지 알겠더라고요. 처음엔 자극 받고 '헉' 하다가 이제는 놨죠.(웃음) 전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해야 해요."
정웅인은 황정민과는 또 다르다고. 케이블채널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촬영과 연습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연습에는 순간 집중력이 보였다.
"정웅인 씨는 촬영하다가도 짬이 나면 연습하러 오고 그랬어요. 되게 피곤할 거예요. 근데 타고난 감각이 있더라고요. 다른 친구가 했던 것을 보면 금방 해요. 황정민 씨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에요. 근데 정웅인 씨도 드라마 촬영 끝나면 황정민 씨 못지 않게 연습할 거예요."
김여진은 서재형 연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리딩을 철저하게 여러번 시키면서 본인이 생각하고 맞는 캐릭터를 찾게 둔다. 그 리딩을 갖고 그 다음에 디렉션을 준다"며 "미묘한 것들을 조금씩 바꿔주는데 분명히 나아진다. 큰 그림을 보고 있다.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어렵게 만들기도 하고 새로운 느낌이 있다"고 했다.
"하던것, 쉬운 것을 하면 재미가 없어요. 지루해지죠. 내가 지루해지고 보는 사람도 지루해져요. 계속 이 일을 하려면 어쨌건 도전을 계속 해야돼요. 지금 '리차드3세'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새로워요. 버겁고 이런 과정을 넘어서고 일어서야 연기가 늘어요. 꼭 필요해요. 연기가 늘어야죠. 가장 중요한건 연습 과정이에요. 이제 무대에서 연습을 통해 준비한 것들을 즐기려 해요.
연극 '리차드3세'. 공연시간 100분. 오는 2월 6일부터 3월 4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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