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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전설적인 7번 계보를 잇게 된 알렉시스 산체스가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며 주제 무리뉴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이 정도면 한 겨울에 큰 돈을 지불한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충분했다.
맨유가 완승을 거뒀다. 2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휴이스 파크에서 열린 요빌 타운(4부리그)과의 2017-18시즌 잉글리시 FA컵 4라운드(32강전)에서 맨유는 마커스 래쉬포드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안데르 에레라, 제시 린가드, 로멜루 루카쿠의 연속골로 4-0 승리했다. 이로써 맨유는 FA컵 16강에 오르며 대회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산체스가 등번호 7번이 적힌 맨유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서면서 그동안의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산체스는 왼쪽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새로운 크랙의 등장에 맨유 공격에도 다양성이 생겼다.
하나. 무리뉴의 선택은 4-3-3 포메이션
무리뉴 감독은 산체스 때문에 포메이션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최근 폴 포그바를 살리기 위해 가동한 역삼각형 미드필더를 바탕으로 한 4-3-3을 가동했다. 백전노장 마이클 캐릭이 중심을 잡고 신예 스콧 맥토미니와 안데르 에레라가 포진했다. 그리고 래쉬포드, 산체스, 후안 마타가 삼각 편대를 구축했다. 하지만 마타는 자주 미드필더 지역으로 내려와 중원 싸움에 가세하는 모습을 보였다.
둘. 산체스는 왼쪽에서 뛴다
모두가 궁금해하던 산체스의 맨유 포지션은 왼쪽 날개였다. 최근까지 아스널에서도 소화한 위치이기도 하다. 산체스는 주로 왼쪽 사이드에 넓게 포진해 공을 잡은 뒤 중앙으로 파고들며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래쉬포드의 선제골과 에레라의 추가골이 모두 산체스의 발 끝에서 나왔다.
셋. 산체스가 움직이자 맨유가 춤을 췄다
일종의 산체스 효과가 첫 경기부터 발휘했다. 산체스는 누구보다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다. 역동적인 그의 움직임은 팀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제공한다. 고액의 연봉을 받는다고 해서 대충 뛰는 일도 없다. 4부 리그 팀과의 경기에서도 산체스는 터치라인으로 나가는 공을 살리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넷. 호흡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산체스는 경기 초반 익숙지 않은 맨유 동료와의 호흡에 다소 문제를 드러냈다. 산체스가 공을 보내는 방향과 동료가 파고드는 방향이 조금씩 엇나갔다. 당연한 일이다. 아스널 선수와 맨유 선수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체스는 매우 빠르게 맨유에 적응해나갔다. 후반 들어 패스의 정확도가 살아난 건 우연이 아니다.
다섯. 루크 쇼가 바빠졌다
맨유의 왼쪽 풀백 루크 쇼가 바빠졌다. 산체스가 왼쪽에 포진하면서 쇼는 이전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됐다. 우선 공격적으로 산체스가 만든 사이드 라인을 빠르게 파고들어야 한다. 이는 상대 수비를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 또한 수비적으로는 산체스가 앞으로 전진할 때 생기는 뒷 공간을 커버해야 한다.
여섯. 루카쿠의 부담감이 줄었다
루카쿠는 그동안 전방에서 너무 많은 것을 책임져야 했다. 공을 소유하고 연결했으며, 때로는 직접 해결도 해야만 했다. 하지만 마샬과 래쉬포드가 사이드에서 부진할 경우 덩달아 루카쿠까지 고립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이제는 산체스가 있다. 루카쿠는 이전보다 더 느슨해진 상대 수비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부담감은 줄 것이고 루카쿠의 득점력도 늘어날 것이다.
일곱. 산체스+포그바가 뛰는 왼쪽이 기대된다
산체스가 왼쪽 윙포워드로 배치되면서 역삼각형 중원의 왼쪽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포그바와의 호흡에 기대감이 모아졌다. 산체스가 중앙으로 수비수를 유인하면 포그바에게 공간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반대로 포그바의 창의성이 발휘될 경우 산체스에게 득점 기회가 열린다.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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