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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신한은행이 좋아졌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27일 신한은행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최근 상승세의 신한은행을 경계했다. 신한은행은 1일 우리은행전 패배 이후 이날 전까지 7연승을 달렸다. 그동안 극적인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
일단 패배의식에서 벗어나면서 선수들의 케미스트리가 좋아졌다. 턴오버가 줄어들고 연계플레이가 살아나면서 공격 응집력이 향상됐다. 결정적으로 세컨드 외국선수 르샨다 그레이가 완연한 상승세다. 남자친구의 동행으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았고, 2대2 공격을 할 때 골밑으로 빠지는 움직임이 매끄러워졌다. 볼 캐치에서 실수가 잦았고, 페이크를 많이 쓰지 않아 읽히는 공격이 많았다. 하지만, 볼 캐치 미스가 줄어들었고, 공격 타이밍에 변화를 주면서 골밑 득점의 확률이 올라갔다.
그런데 우리은행도 상승세다. 박혜진과 어천와를 중심으로 한 2대2가 정교해졌다. 기복이 없는 박혜진은 우리은행 최대 무기다. 어천와는 픽&롤 외에도 상대 빅맨을 외곽으로 끌어내 정확한 중거리슛을 선보인다. 데스트니 윌리엄스도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제 몫을 한다. 임영희, 김정은은 기복이 있지만, 애버리지 자체는 타 구단 포워드들보다 높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 특유의 존 디펜스 트랩 프레스를 예년보다 많이 쓰지 않았다. 장신의 이승아가 퇴단하고, 이은혜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김정은도 아직 우리은행 수비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다.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뛰는 3쿼터의 경우 팀 디펜스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앞선에 박혜진, 가운데에 이은혜, 김정은, 임영희, 맨 뒤에 나탈리 어천와가 서는 방식의 1-2-2 존 프레스를 초반부터 사용했다. 경기 전 박성배 코치는 "초반에 기세를 꺾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상승세의 신한은행을 상대로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겠다는 의도. 더구나 신한은행은 가드진이 약하다.
우리은행이 초반 김연주에게 3점포를 맞은 뒤 연속 11득점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신한은행도 만만치 않았다. 1쿼터 2분23초를 남기고 상승세의 그레이가 투입됐다. 윌리엄스와 박혜진의 골밑 공격을 연이어 블록했다. 우리은행이 급격히 위축됐다.
신한은행은 존 프레스에 몇 차례 성급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차츰 적응했다. 더 많은 활동량과 패스게임으로 찬스를 만들었다. 그레이가 윌리엄스를 상대로 3점 플레이를 엮었다. 윤미ㅣ지의 패스를 유승희가 뱅크슛으로 마무리했다.
우리은행은 2쿼터에 쏜튼이 들어오자 기습적으로 지역방어를 꺼내들었다. 그러자 신한은행은 패스게임에 의해 유승희의 정면 3점포, 김단비의 사이드슛, 김아름의 좌중간 3점포로 공략했다. 전반전 종료 직전 김단비의 패스를 곽주영이 사이드슛으로 마무리하면서 역전했다.
우리은행은 3쿼터 초반 임영희가 움직였다. 특유의 스탑 점퍼로 연속 점수를 만들었다. 패스게임에 의한 김정은의 3점포도 나왔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야투 사이클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신한은행이 그레이를 중심으로 리바운드 응집력에서 우리은행에 밀리지 않았다. 다만, 그레이는 3쿼터에 몇 차례 완벽한 찬스를 놓쳤다. 그 사이 우리은행은 어천와가 움직이면서 다시 앞서갔다. 박혜진과의 정확한 2대2가 있었다. 윌리엄스의 공격리바운드에 의한 버저비터 득점도 나왔다.
신한은행은 지역방어로 4쿼터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우리은행이 완벽한 패스게임에 의한 김정은의 3점포로 깼다. 10점차로 벌어졌다. 승부처였다. 김정은의 연속득점이 나오자 신한은행도 그레이의 연속득점으로 맞받아쳤다. 기습적인 중거리포가 있었다.
그러나 신한은행 곽주영이 시간이 흐를수록 김정은을 봉쇄하지 못했다. 공격에서도 오픈찬스를 만들어도 부정확한 슛이 쏟아졌다. 우리은행은 역시 승부처서 강력했다. 리바운드 응집력이 살아나면서 점점 스코어를 벌렸다. 실책까지 나왔다. 쏜튼의 어이 없는 패스 이후 박혜진의 아웃 오브 바운드서 임영희의 골밑 득점이 나오면서 16점차. 남은 시간은 5분여. 경기가 정리된 순간이었다. 결국 우리은행의 67-49 완승. 6연승을 달렸다. 신한은행의 7연승도 끝났다.
우리은행은 다른 날보다 수비전이 돋보였다. 신한은행의 상승세를 특유의 피지컬한 디펜스로 막아냈다. 존 프레스와 지역방어, 경기막판 스위치디펜스 응집력까지 끌어올렸다. 신한은행이 상승세였으나 우리은행은 우리은행이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3쿼터 중반까지 나름대로 잘 버티고도 완패했다. 쉬운 슛 미스, 턴오버에 수비 응집력까지 떨어지면서 완패했다.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우리은행과의 결정적 차이였다.
[우리은행 임영희와 김정은(위), 어천와와 윌리엄스(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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