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포트: 라틀리프 퇴장 이후, 삼성 어떻게 극복했나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5반칙 퇴장. 오리온에 유리한 승부가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삼성은 반전을 일궈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6일 오리온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라틀리프가 로드 벤슨(DB)처럼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스타일에는 절대 밀리지 않는다. 그러나 맥클린처럼 좌우로 움직이는 선수에겐 약하다"라고 말했다.

버논 맥클린은 힘으로만 승부하는 빅맨이 아니다. 패스워크가 좋고, 농구 센스가 좋은 선수다. 포스트업을 할 때 수비수 움직임에 따라 좌우로 충분히 움직이면서 수비자를 괴롭히는 능력이 있다. 힘에서 밀리지 않는 라틀리프에겐 만만치 않은 선수다.

이날 전까지 오리온은 삼성에 3승1패로 우세했다. 결국 맥클린이 라틀리프에게 밀리지 않거나, 판정승을 거둔 케이스가 대부분이었다. 오리온은 라틀리프에 대한 맥클린의 우세를 바탕으로 국내선수들의 연계플레이, 외곽포까지 살아나면서 삼성을 괴롭혔다.

이날 5라운드 맞대결도 그랬다. 삼성은 최근 김동욱과 문태영이 동시에 부상으로 빠지면서 이관희, 이동엽, 천기범 등 젊고 활동량이 좋은 가드들을 대거 활용한다. 포워드 자원의 부족을 스리가드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매치업에서 밀려도, 앞선에서 활동량이나 압박이 좋아 상대로선 오히려 부담스럽다. 이미 4일 선두 DB가 삼성 스리가드의 활동량에 밀려 일격을 당했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도 "오히려 김태술, 김동욱보다 움직임이 많아 부담스럽다"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은 기본적으로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1옵션으로 두되, 스리가드와 장민국의 활발한 움직임, 패스게임에 의한 공격을 적절히 섞었다. 다만 라틀리프가 맥클린 수비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가드들이 오리온 저스틴 에드워즈 수비에도 애를 먹었다.

오리온 역시 삼성 스리가드 수비가 버거웠다. 최진수가 결장하면서 문태종이 장민국을 따라가는 게 버거웠다. 결국 수비보다는 공격 중심의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삼성은 DB전처럼 외곽포가 화끈하게 터지지는 않았다. 오리온은 에드워즈, 전정규의 3점포가 간헐적으로 터지면서 근소한 리드를 점했다.

두 팀 모두 실책이 적지 않았다. 때문에 흐름을 확실히 쥐지 못했다. 다만, 3쿼터까지 라틀리프는 3파울, 맥클린은 파울이 없었다는 게 변수. 결국 4쿼터 맥클린과 라틀리프의 맞대결서 승부가 갈렸다. 맥클린은 4쿼터 초반 라틀리프를 막다 연이어 파울 2개를 범했다.

그러나 라틀리프는 경기종료 8분전 4번째 파울을 범했고, 3분54초전 5반칙 퇴장했다. 둘 다 맥클린 수비를 하다 벌어진 일이다. 5반칙 과정을 보면 맥클린의 포스트업에 뒷걸음질 하며 버텼다. 파울 콜이 약간 애매한 측면이 있었다.

어쨌든 맥클린은 라틀리프 수비를 해내면서도 파울을 최소화했고, 라틀리프보다 더 오랫동안 코트를 누볐다. 그런데 이후에도 팽팽했다. 맥클린은 마키스 커밍스를 상대로 가볍게 점수를 만들었으나 커밍스도 장민국의 패스를 받아 맥클린을 외곽으로 끌어내 3점포를 터트렸다. 맥클린이 커밍스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하면 커밍스가 맥클린을 외곽에서 3점포로 공략하는 방식.

결국 삼성은 밀리지 않았다. 19.1초전 이동엽이 김태술의 패스를 받아 골밑 득점을 올렸다. 순간적으로 오리온 수비에 구멍이 났다. 이후 삼성은 또 하나의 반전을 선보였다. 작전시간 이후 지역방어를 선보였고, 오리온은 당황하다 맥클린에게 공을 투입할 타이밍을 놓쳤다. 결국 외곽에서 공을 돌리다 확률 낮은 터프샷을 던졌고, 삼성의 1점차 승리로 끝났다. 삼성으로선 스리가드의 위력 확인 외에도 라틀리프 없이도 저력을 확인한 경기였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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