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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정진영이 또 한 번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캐릭터를 선보인다. 영화 '흥부'에서 조혁 역할을 맡았다. 기존 악역과는 차별화된 매력의 인물로 완성, 신선한 변신을 기대해도 좋다.
정진영은 7일 오전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악역을 하긴 했지만 강렬하진 않았었다. 조항리 역할을 제안받고 머릿속에서 나름의 연기 플랜이 떠오르더라. 사실 당시 다른 작품을 촬영 중이어서 쉽게 결정을 못 내렸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조근현 감독님을 만나 캐릭터에 대한 내 생각을 전했다. 다행히도 감독님도 저와 뜻이 맞았고, 그래서 같이 가게 됐다. 감독님과 죽이 잘 맞았다"라고 밝혔다.
연기에 대한 끊임없는 고심 끝에 모노톤이었던 조항리를 보다 입체적인 캐릭터로 변화시켰다.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든 국정 농단 사태의 주범들을 모티브로 삼은 것. "'ㅊ, ㅇ, ㅂ'을 떠올리며 연기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조항리는 권세에 눈이 먼, 야욕에 가득 찬 인물이다. 폭주하듯 광기 어린 열연을 펼쳤다.
"조항리가 모노톤의 인물은 아니라고 봤어요. 상황,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위 관리로서 용의주도함과 교활함도 있고 돈과 권력에 대한 천박한 욕망들, 이런 것들이 다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몇몇 인물들이 떠올랐어요(웃음). 특히 조항리는 동정의 여지가 없는 인물로 표현하려 했어요."
정진영이 느낀 것처럼 스크린에 비춰진 '흥부' 속 조선 후기 사회상은 근래 우리가 겪은 일련의 과정들을 스치게 한다. 도탄에 빠진 조선, 부패한 권력에 맞서 횃불을 들고 나서는 백성의 모습은 어쩐지 광화문 촛불 혁명이 오버랩된다.
이에 대해 정진영은 "의도적으로 촛불 혁명이 연상되도록 만든 장면이 아니다. 우리가 최근 엄청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은연중에 그렇게 보이게 된 것 같다. 감성의 구체성이 생기면서 '흥부'가 정치 드라마로 많이 부각됐는데 내 생각엔 메시지가 앞서는 영화라고 본다. 그런 영화는 따로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흥부'는 '흥부전'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잖아요. 고전을 비틀어서 재해석한 게 가장 큰 매력인 영화에요. 얼핏 보면 정치적인 메시지가 강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이는 수천 년 동안 계속 본 주제란 말이에요. 백성은 안중에도 없는 권력자들로 인한 핍박의 세계를 함께 헤쳐나가자는 희망을 전하는, 보편적인 주제 그것이 담긴 것일 뿐이에요. 억지로 나온 게 아니기에 현실성이 묻어난 것이죠. 어떤 영화든 시대상이 반영될 수밖에 없어요."
다가오는 설날, 흥행 기대작으로 꼽히는 만큼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정진영은 "'흥부'는 온 가족들 함게 즐겨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콘셉트가 있다. 잔인한 장면도 없고 어렵지 않다. 할머니와 손자들이 같이 봐도 부담 없이 다가올 수 있는 그런 영화다. 하지만 손주랑 할머니가 느끼는 재미는 다를 것이다. 결국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라고 얘기했다.
'흥부'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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