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우완 사이드암투수 배장호(31)는 지난해 롯데의 새로운 마당쇠로 자리매김했다. 필승조, 추격조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로 할 때 마운드에 올라 순위 상승에 큰 힘을 보탰다. 그 결과 72경기(66⅓이닝) 8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4.34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대만 카오슝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배장호는 구단을 통해 “기술적인 것보다는 매 경기 치르는 중간에 코치님들과 형들이 좋은 말을 해줬던 게 큰 힘이 됐다. 주로 경기 결과나 내용보다는 그 외의 것들에 대해 강조했다. 경기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에서 내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상기시켜줬다”라고 이러한 활약의 비결을 전했다.
배장호는 지난해 공로를 인정받아 연봉 계약에서 무려 140.7% 인상된 1억3천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데뷔 첫 억대 연봉에 인상률은 박세웅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높았다. 프로 데뷔 13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배장호는 “선배, 동기, 후배 등 많은 선수들이 성과를 거두고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인정받고 싶다'고 생각하며 야구를 해왔다. 그런데 의외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때 감동 같은 건 없었다. 또 다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먼저 들었던 게 솔직한 마음이다”라고 덤덤한 태도를 보였다.
배장호는 지난 시즌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 체력을 꼽았다. “작년 후반기, 시즌 최다 출장 기록에 욕심이 났던 적도 있다”라고 운을 뗀 그는 “결국 타이틀을 얻지 못했다. 당시에는 힘들다는 생각을 별로 안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외부에서 봤을 때 체력적인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이 문제로 시즌 후반에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라고 시즌을 되돌아봤다.
이제 배장호의 시선은 2018시즌으로 향해있다. 2차드래프트서 같은 유형의 사이드암 투수 오현택이 합류해 경쟁 구도가 더욱 치열해진 상황. 그러나 배장호는 “투수 유형이 비슷한 투수라서가 아닌, 내 눈에 보이는 모든 투수가 경쟁자라고 생각한다. 나는 투수보다 타자를 이겨야한다. 누가 들어오고 나오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이에 개의치 않았다.
여기에 “몸쪽 코스 제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또 체인지업 등 다른 구종에 대해 연습하고 있는데 막상 실전에서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도 이 시기가 아니면 연습 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매년 도전하고 있다”라고 더 나은 모습을 다짐했다.
배장호의 새 시즌 목표는 또 다시 70경기 출전이다. 그는 “다양한 상황에서 도움이 되고 싶어 70경기로 설정했다”라고 이유를 전했다. 다만, 작년까지 설정했던 방어율 등 세부지표는 목표로 두지 않았다.
이에 대해 그는 “김원형 코치님이 작년에 나눠준 '이기는 선수의 심리공식'이란 책을 보니 승리, 세이브, 방어율 그런 목표는 선수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의미가 없다고 돼있었다. 공감이 됐다. 그 대신 질 좋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는 것 등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충실히 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그러면 수치적인 목표는 따라올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하나, 우리 팀이 작년에 3등을 했으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지 않겠나. 동료들과 우승을 바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배장호는 지난해 묵묵히 내조를 해준 아내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혼자 있으면 어떤 고민거리에 대해 혼자 갉아먹고 끙끙 앓는 성격인데 아내가 옆에서 그런 부분이 깊어지지 않게 도움을 많이 줬다. 심리적인 부분에서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배장호.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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