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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52년 연기 외길 인생을 걸어온 배우 최불암, 훈계 하나 없이 담담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청춘 4인방을 감동시켰다.
이날 '집사부일체' 멤버들은 최불암의 지인, '장비 아저씨' 집에서 함께 하루를 보냈다. 최불암은 폭설을 뚫고 올라온 멤버들을 위해 술자리를 마련했다. 안주는 특대 사이즈의 백숙이었다.
이날 최불암은 "술은 왜 다들 먹는 것 같나. 나는 아직도 술 먹을 때의 그 느낌을 모른다"고 운을 뗐다.
이에 육성재는 "저는 솔직히 깊이 왜 술 마시나 하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그냥 선배들이 불러서 간다든가 친구들과 할 게 없어서인 것 같다"고 말했고 양세형은 "처음에는 그냥 어른이 즐길 수 있는 놀이라고 먹었다. 제 철칙 중 하나가 기분 안 좋을 때는 먹지 않는다. 기분이 좋을 때 한 잔씩 한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최불암은 "나는 술 먹은 이유가 있다"며 "예전에 드라마 '수사반장'이라고 있었다. 그 안의 사건이 아주 다 애환적이다. 가난한 시절에 먹고 사는 범죄, 속상한 일이 많았다. 가슴으로 하는 일이다. 속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애환적인 의미를 담고 연기를 하고 오면 저녁에 가슴이 벌게지는 것 같았다. 심장이 불타는 것이다. 그러면 생각나는 게 물이 아니라 술이다. 저녁에 술집에 뛰어 들어가서 맥주, 막걸리를 먹으면 속이 꺼지는 느낌이다. 술이 속상함을 꺼주는 도구였다"고 말해 뭉클함을 남겼다.
이어 이승기의 제안으로 술자리 게임도 시작됐다. 종목은 '훈민정음'이라는 게임으로, 제시된 자음을 단어로 완성해 먼저 외치는 방식이다. 최불암은 조금도 거부하지 않고 열심히 게임에 참여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곧이어 최불암의 지인, '유비 아저씨'가 손수 강원도까지 찾아온 '집사부일체'를 위해 직접 담근 술을 가져왔다. 당시엔 어마어마한 한파와 폭설이 내리고 있던 상황. 그러한 와중에도 먼 길을 올라온 지인에게 최불암은 "술 가져오려고 그 산길을 걸어온 것이다. 내가 잊지 말아야 한다. 가슴이 다 먹먹해진다"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다소 민망할 수도 있는 하늘색 잠옷도 거침없이 입었다. 세족식은 거부했지만 자장가를 불러주기 위한 '동침 파트너' 양세형의 노력은 통했다. 양세형은 '매일 그대와'를 불렀고 최불암은 잠자코 듣다가 양세형의 '매일 불암과' 개사에 웃음을 보였다.
최불암은 한 발 더 나아갔다. 직접 양세형에게 자장가를 불러준 것. 과거 자신의 딸에게 불러줬던 자장가를 선물했다.
이후 밤이 되고 이상윤, 이승기, 육성재, 양세형은 밤이 되고 사부와의 기억을 떠올리며 낭만을 경험했다.
이승기는 "장비, 관우, 유비 선생님들이 최불암 선생님을 보시더니 눈물이 그렁그렁하더라. 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가슴 한 켠에 있으신가보더라. 그런 관계를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살면서 그런 사람이 내게는 몇이나 있을까"하며 진중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후 네 사람은 그 우정을 본받아 '설원결의'를 다졌다. 오래 간직할 인연, 남다른 우정을 지켜가기로 약속했다. 이외에도 최불암은 '국민 아버지'까지 가기 위한 각고의 노력, 영혼 훈련 등을 진정성 있게 전했다. 특별한 말 한 마디 없이 자신의 삶을 조곤조곤 전하던 사부 최불암의 '진짜' 선물이었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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