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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된장 싸대기, 믿기지 않았죠"
강렬한 장면의 한 획을 그었다. 배우 강서준이 김치 싸대기, 주스 등에 이어 된장 싸대기를 탄생시켰다. SBS 아침 일일드라마 '해피 시스터즈'(극본 한영미 연출 고홍식 민연홍)에서 이진섭 역으로 출연중인 강서준이 된장 싸대기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며 귀여운 악역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해피 시스터즈'는 제각기 다른 사랑을 찾아가는 여자들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남자들과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생기 가득한 해피 바이러스를 전하는 드라마. 극중 강서준은 아내 윤예은(심이영)의 헌신적인 사랑을 바탕으로 가난을 딛고 성공했지만 비서인 조화영(반소영)에게 흔들려 아내를 버린 남자주인공 이진섭 역을 맡았다.
앞서 SBS '어머님은 내 며느리'의 시크한 차도남 백창석, KBS 1TV '별난 가족'의 밝고 따뜻한 사랑꾼 구충재로 열연했던 강서준은 '해피 시스터즈'를 통해 나쁜 남자에 도전,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서준은 "지금은 '해피 시스터즈' 촬영이 내 인생의 전부"라며 "주 5회 이상 촬영에 쉬는 날에도 '해피 시스터즈' 준비를 한다. 진짜 전부인 느낌"이라고 운을 뗐다.
"처음으로 반응이 피부에 와닿아요. 당연히 반응은 식당이죠.(웃음) 많이 알아봐 주시고 서비스도 주세요. 악역이긴 하지만 꿀밤 한대 때리고 싶은 악역이라 그런지 '으이그' 하시면서 파전 주시고 그래요. 처음부터 악역이지만 귀여워서 꿀밤 콩 때리고 싶게 연기하는 게 목표였는데 작전대로 잘 된 거죠. 힘이 나요."
귀엽게 표현하고는 있지만 악역은 악역. 강서준 역시 표현에 있어 많은 고민을 했다. "처음에는 사실 너무 잔인하고 여자 마음을 찢어놓는 말도 많이 해서 욕도 많이 먹었다"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악역에도 호감과 비호감 영역이 있더라"고 밝혔다.
강서준은 이진섭이 연기하는 악역은 비호감으로 그리면 안 되는 역할이라고 판단했다. 비호감이 되어 버리면 보기 싫어지게 되고, 이는 애초에 의도했던 꿀밤 한대 때리고 싶은 귀여운 악역이 될 수 없었다. "악역이지만 호감으로 만들어 살아 남아라'라는 선배들의 조언을 떠올렸다.
"아무리 악역이라도 너무 비호감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제가 갖고 있는 애교를 중간 중간 귀엽게 첨가해 보기로 했어요. 너무 오글거리지는 않게요. 감사하게도 작가님이 '아, 서준이가 이런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거기에 맞게 써주시니 최적화 될 수 있었죠."
강서준은 꽤 오래 전부터 '해피 시스터즈'를 준비했다. 초반 캐스팅 돼 다른 배역의 오디션 과정을 지켜보고 상대역이 되기도 했다. 이같은 시간이 강서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됐다. 제작진 역시 강서준 스타일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돼 이진섭 역을 더 강서준스럽게 구축했다.
"작가님과 연출님의 믿음이 느껴졌어요. 그러다 보니 자려고 하다가도 대본 한 번 더 보게 되고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죠. 감사하게도 작가님이 제가 평소에 쓰는 말, 패턴, 애교 등을 귀신같이 캐치하고 계셨어요. 대본을 보면 소름 돋을 정도로 저를 정확히 관찰하셨더라고요. 그런 게 녹아있는 상태에서 연기하니 정말 최적화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만큼 책임감도 생겼다. "드라마가 안 되면 책임을 피해갈 수 없으니 연출님, 작가님, 다른 동료 배우들과 동반자 느낌이 나서 서로 토닥토닥 해드리고 싶다"며 "같이 노를 저어가는 느낌이 든다. 전우애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우애가 생기니 그 어떤 장면이라도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다.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킨 일명 '된장 싸대기'도 그랬다. 조화영 역 반소영이 강서준 얼굴에 된장을 퍼붓는 자극적인 장면이었다.
이에 대해 강서준은 "맞는 연기를 할 때 쫄지 말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사실 된장이 날아오는 게 보였지만 이게 다시 찍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며 "눈에 들어와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겁 먹으면 더 안 될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된장을 참고 맞았는데 코에 들어가서 진물이 나더라고요. 맞고나서 대충 '흥' 하고 말았더니 독이 올라서 열흘 동안 진물이 났죠. 된장으로 맞기 전 후에도 다양하게 맞았는데 몸에 힘을 주고 맞으니 근육이 놀라 고생한적도 있어요."
자극적인 장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처음에는 솔직히 괜찮았다. 이걸로 한 번이라도 언급이 될 수 있다면 좋다, 얼마든지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강서준은 "근데 두달 내내 맞다 보니까.."라며 웃었다.
"약간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죠. 너무 맞는 걸로만 이슈를 만들면 안 되니까요. 너무 과하지 않은 선에서 마무리 됐으면 좋겠어요. 사실 된장으로 맞는다는 대본을 보고 믿기지 않았어요. 두려움에 사로 잡혔죠.(웃음) 육체적인 고통도 있지만 연기적으로 상상해보지 못했거든요. 감사했지만 막상 하려니 공포에 휩싸였어요. 자칫하면 이슈로 소모되는 것에 그치니까 그 외적인 부분에서 내가 정극을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강서준은 지금까지 보여준 이진섭의 모습과 이후의 모습이 다를 것이라고 했다. "초반에는 까불고 어떻게 보면 재롱을 떠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는 장난기도 빼고 다른 부분을 연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극 후반부부터는 더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초반에 보여줄 수 없었던 부분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죠. 그 생각으로 지금 더 까불고 있어요. 이진섭의 대표적인 수식어가 찌질이인데 제가 자신 있는 연기가 그런 부분이에요. 하지만 너무 코미디로 가버리진 않을 거고요. 이 선을 지키고 감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경계하며 연기 하겠습니다."
한편 강서준이 출연중인 SBS 아침일일드라마 '해피 시스터즈'는 매주 평일 오전 8시 30분 방송된다.
[한복인터뷰②]에 계속
[배우 강서준.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한복 협찬 이규옥한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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