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공연계에도 '미투'(Me too)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SNS에 자신이 겪은 성폭력을 고발하고 '미투 해시태그(#MeToo)'를 붙이는 운동이 가속화 된 가운데 검찰, 작가에 이어 공연계에도 번졌다. 폭로와 심경 고백 등으로 이어진 성추행 고발은 관객들에게 큰 실망을 주고 있는 동시에 이같은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더욱 키우고 있다.
앞서 공연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것은 배우 이명행. 최근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중도 하차한 이명행은 한 스태프의 SNS를 통해 성추행 사실이 밝혀졌다. 이 스태프는 과거 이명행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고, '거미여인의 키스' 제작사 악어컴퍼니 측이 이명행 하차 소식을 알리면서 루머 아닌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이명행은 11일 소속사 한엔터테인먼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과거, 제가 잘못한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게 특히 성적 불쾌감과 고통을 느꼈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명행의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연계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의 충격도 컸다. 겉모습만 보고 한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으나 이명행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물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가정도 있거니와 의식있는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며 의식 있는 목소리를 냈던 배우였기에 배신감은 더욱 컸다.
이명행과 함께 작업한 이들이 이명행의 이같은 행동을 알면서도 묻어주고 쉬쉬했다는 것 또한 충격을 줬다. 여성 스태프들의 '화장실 몰카'를 촬영해 실형을 선고 받았던 남자 배우가 은근슬쩍 무대에 복귀한 것 역시 일부 공연 관계자가 얼마나 경각심이 없는지 증명해주는 사례다.
이와 함께 14일 연극계의 대표적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이윤택(66)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또 한 번 공연계가 들썩였다.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투' 운동으로 이윤택 감독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것. 이에 연희단거리패는 "관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25일까지 공연예정이었던 '수업'과 예정된 모든 공연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금 무대는 성추행으로 얼룩졌다. 작품을 통해 꿈을 꾸고 위로를 얻었던 관객들은 허탈한 마음마저 느끼고 있다. 성추행으로 얼룩진 무대와 위선적인 일부 배우들 및 스태프들의 모습은 관객들의 배신감을 키웠다.
하지만 이같은 용기 있는 목소리가 없었다면 이같은 만행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것. 이들의 잘못된 행동이 뿌리 뽑히기 위해선 더 많은 용기와 응원이 필요하다. 얼룩진 무대를 깨끗이 닦기 위해 피해자들이 용기를 낸 만큼 이들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성추행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향한 쓴소리와 피해를 입은 이들을 향한 응원이 동시에 필요한 순간이다.
[사진 = 한엔터테인먼트, 연희단 거리패, 김수희 대표 페이스북 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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