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들었다 놓은 '안경선배' 김은정의 극장샷

[마이데일리 = 평창특별취재팀] ‘팀 킴’ 여자컬링 대표팀이 연장 접전 끝에 일본을 꺾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결승에 진출했다. 지옥과 천당을 오간 김은정 스킵의 극장샷이 대한민국을 들었다 놓았다.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여자컬링 대표팀은 23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컬링 준결승에서 일본(스킵 후지사와 사츠키)를 8-7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확보했다.

결승에 오른 여자컬링은 한국 컬링의 역사를 또 한 번 새로 썼다.

예선에서 8승 1패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여자컬링은 한국 컬링 최초로 올림픽 4강에 오른데 이어 최초의 메달까지 획득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물론 최후의 일전이 남았다. 여자컬링은 25일 오전 9시 5분 결승전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상대는 스웨덴이다. 한국이 예선에서 한 차례 꺾은 경험이 있다.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한국은 8엔드까지 7-4로 일본을 리드하며 사실상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일본에 추격을 허용한 한국은 결국 10엔드에서 두 번의 샷을 낭비하며 동점을 내줬다. 이때까지 최고의 정확도를 자랑하던 김은정 스킵이 흔들렸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했고, 또 한 번 스킵 대결에서 승부가 갈렸다.

마지막 스킵 싸움에서 일본의 후지사와가 가운데에 스톤을 붙였다. 남은 것은 김은정 스킵의 마지막 샷이었다. 일본보다 가운데 가깝게 붙이면 승리였지만 최후의 스톤이었기 때문에 긴장될 수 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실제로 경기 후 김은정 스킵은 “마지막 샷은 하고 싶지 않았다. 망설이다가 어쩔 수 없이 던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극적인 샷이었다. 김은정은 망설이다 던졌다고 했지만 너무도 정확하게 가운데로 스톤이 향했고, 순간 승리를 확신한 여자컬링 선수들은 다함께 승리의 만세를 외쳤다.

김은정 스킵은 컬링을 시작한 지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고등학교 친구 김영미에 이끌려 입문한 뒤 빠르게 발전해 지금의 스킵이 됐다.

이번 평창 대회에선 근엄한 표정으로 ‘안경 선배’라는 애칭이 붙은 그는 최고의 승리를 연출해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안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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