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아산 김진성 기자] 역시 박혜진이다.
박혜진은 4일 신한은행과의 홈 경기 직전까지 34경기서 평균 38분20초 동안 뛰었다. 14.7점에 5.3리바운드 5.2어시스트 1.3스틸. 득점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보다 소폭 하락한 기록이다. WKBL이 산정하는 공헌도도 지난 시즌 1082.70(2위)에 비해 조금 떨어진 1021.15(6위).
출전시간 대비 실전서 체감하는 영향력, 파괴력은 지난 시즌과 다르지 않다. 베테랑 임영희의 기복이 심해졌고, 이적생 김정은의 무릎은 완전하지 않다. 두 사람의 기복을 실전서 잡아주는 역할을 오롯이 해낸다.
올 시즌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 부임 후 최악의 전력이다. 존쿠엘 존스와 이선화의 퇴단, 양지희의 은퇴로 골밑이 크게 약화됐다. 스몰볼을 하지만, 나탈리 어천와의 강점도 철저히 활용하는 농구를 한다.
실제 경기를 보면 올 시즌 우리은행의 컬러는 애매한 측면이 있다. 빅맨 중심의 정통농구도, 효율적인 스몰볼과도 거리가 있다. 심지어 롤 플레이어들의 몸 상태도 대부분 완전하지 않다. 백업 멤버들이 더욱 약화됐고, 예전의 강력한 수비조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이런 불안정성을 실전서 불식시키는 선수가 박혜진이다. 우리은행이 좀처럼 상대를 압도하지 못해도 결정적인 4쿼터 승부처에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내는 에이스다. 어천와와의 2대2는 물론, 개인기술로 타 구단 1~2번을 압도한다. 경기내용이 나쁠 때 결정적 한 방으로 우리은행을 승리로 이끌고, 경기 내용이 좋을 때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언제 어떤 상황서도 제 몫을 해낸다. 현장에서 인식하는, 가장 기복이 적은 선수다. 우리은행의 약화된 전력을 감안할 때 박혜진의 적은 기복(사실상 기복 없음) 우리은행에 엄청난 축복이다. 위성우 감독 특유의 강훈련을 6시즌째 견뎌낸 체력과 응집력,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이 단연 빼어나다.
물론 기술적인 강점이 확실하다. 기술적 장점을 토대로 에이스의 책임감, 강인한 응집력이 더해져 기복의 최소화로 이어졌다. 엄청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드라이브 인과 점퍼, 패스의 선택 타이밍이 수비수보다 항상 한 템포 빠르다.
수비에서도 언제든 상대 1~2번을 완벽히 틀어 막는다. 스크린을 빠져나가는 능력이 좋다. 공수에서 40분 내내 균등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박혜진도 사람이라 시즌 막판 힘은 다소 떨어졌다. 그럴 때마다 "수비, 리바운드부터 먼저 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은다. 결국 자신의 말을 실천한다.
우리은행 코칭스태프와 박혜진의 신뢰는 단단하다. 위 감독은 "혜진이가 잘해주고 있지만, 더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경기 도중에 거의 터치를 하지 않는다. 박혜진은 위 감독의 눈빛만 보고도 알아서 해내는 해결사이기 때문이다.
결국 박혜진이 위태롭던 우리은행을 정규시즌 6연패로 이끌었다.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약화됐기에 박혜진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박혜진에게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박혜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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