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KB가 우리은행의 정규시즌 6연패 확정을 저지했다. 올 시즌 우리은행과의 정규시즌 맞대결서 4승3패로 우세했다.
우리은행이 정규시즌 6연패 매직넘버를 소멸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만난 상대는 2위 KB였다. 어차피 챔피언결정전서 만날 가능성이 큰 상대. 우리은행으로선 KB를 완전히 넘지 못하면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통합 6연패는 쉽지 않다.
올 시즌 우리은행은 KB를 상대로 잘 싸웠다. 1~2라운드서 패배했으나 3~5라운드서 연이어 승리했다. 박혜진, 임영희와 나탈리 어천와의 2대2는 KB가 알고도 막지 못하는 필살기. 2대2에서 파생되는 찬스를 박혜진과 김정은이 해결하는 플랜B도 있었다.
그런데 KB는 14일 6라운드 맞대결서 완승했다. KB의 해법은 공격이었다. 박지수, 다미리스 단타스를 활용한 골밑, 강아정 김보미, 모니크 커리의 외곽까지 동시에 터졌다. 우리은행의 2대2를 허용하면, 공격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커리가 박혜진을 꽁꽁 묶었다. 천하의 박혜진도 자신보다 크고 힘이 좋은 커리를 버거워했다. 위성우 감독도 "아무래도 외국선수니까 혜진이도 어려움이 있었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위 감독의 해법은 역시 수비전이었다. 멤버 구성상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어려운 점은 있었다. 대부분 선수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시즌 중반 이후 무릎 상태가 악화된 김정은은 6라운드서 박지수 수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틈만 나면 존 디펜스 프레스를 실시했다. 트랩을 섞어 강하게 압박하는 게 우리은행 존 프레스의 특징이다. 그러나 주요 멤버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그렇게 까지 하지는 않았다. 대신 KB의 공격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그만큼 급한 공격을 유도했다.
3-2 지역방어로 재미를 봤다. 우리은행은 2쿼터 중반 조금씩 달아났다. 그 과정에서 KB의 턴오버가 잦았다. 심성영은 1번 치고 시야가 넓은 편은 아니다. 그 사이 우리은행은 얼리오펜스를 통해 박혜진, 김정은의 3점포가 터졌다. 외곽슛 감각이 썩 좋지 않았으나 필요할 때는 넣었다.
하지만, 3쿼터에 양상이 달라졌다. 우리은행은 잠잠하던 임영희가 움직였다. 잇따라 외곽포와 드라이브 인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2대2를 통해 어천와, 윌리엄스의 연계플레이도 직접 유도했다. 다만, 우리은행이 수비에서 버린 KB 김민정의 3점포 두 방이 컸다.
또한, KB는 3쿼터에 커리와 단타스가 동시 투입, 미스매치 공격이 가능하다. 내, 외곽에서 차곡차곡 점수를 만들었다. 커리와 박지수, 강아정과 단타스의 2대2 공격까지 성공.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KB 높이농구의 위력이 이어졌다. 매치업에서 앞선 KB의 맨투맨 응집력은 계속 올라갔다.
승부는 4쿼터 막판까지 접전으로 흘렀다. 우리은행은 공격에서 임영희의 분전이 이어졌다. 철저히 어천와를 활용했다. 수비는 다시 변칙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다. 공이 가운데에 투입되면 맨투맨으로 전환했다.
그러자 KB는 경기종료 4분58초전 심성영이 우측 코너의 강아정에게 연결, 3점포를 터트렸다. 우리은행도 물러나지 않았다. KB의 결정적 턴오버에 박혜진의 속공 전개, 김정은의 좌중간 3점포로 응수했다. 2분49초전에는 홍보람이 결정적 우측 사이드슛을 터트렸고, 2분3초전에는 홍보람의 패스를 받은 임영희의 좌측 코너 3점포가 터졌다.
KB도 1분34초전 단타스의 버저비터 사이드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1분10초를 남기고 강력한 맨투맨으로 우리은행의 24초 바이얼레이션을 유발했다. 그리고 49.1초전 박지수가 임영희를 상대로 골밑 득점을 올려 다시 역전. 이후 KB는 또 다시 우리은행의 공격을 정상적으로 버텨냈다. 결정적인 두 차례 수비로 우리은행을 울렸다. 우리은행으로선 결정적 순간 박지수와 단타스를 막지 못했다. 매치업의 한계였다.
4.5초전. 우리은행이 마지막 공격을 시도하는 과정이었다. 김정은이 단타스에게 막혀 볼을 놓쳤다. 비디오판독 끝 KB의 공. 우리은행의 파울작전이 나왔고, 심성영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승부를 갈랐다. KB의 76-72 승리. 우리은행의 정규시즌 6연패 매직넘버는 여전히 2.
결국 KB가 높이농구를 앞세워 우리은행에 4승3패 우위를 점했다. 물론 턴오버도 많고, 가드진의 약점도 분명하다. 우리은행 2대2를 알고도 못 막는 약점도 있었다. 하지만, 투박한 높이농구는 그 자체로 위력이 있었다. 1대1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KB의 공수응집력은 무서웠다. 결국 우리은행의 다양한 수비전을 무력화시켰다. 대역전 정규시즌 우승 희망도 살렸다.
[단타스(위), 박지수(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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