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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평창특별취재팀] 8-4-8-4. 평창 동계올림픽에 임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의 야심찬 목표였다.
8-4-8-4는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로 종합 4위를 달성하자는 의미. 결과부터 말하자면 목표치를 완벽하게 채우지 못했다.
애초부터 현실성이 떨어지는 목표라는 지적이 있었다.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종합 7위를 차지했다. 노르웨이, 독일, 캐나다, 미국, 네덜란드, 스웨덴에 이은 7위. 유럽과 북미의 초강세 속에 아시아 최고 순위로 자존심을 지켰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의 내용이 풍부해지면서 한국 동계스포츠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전통적인 빙상 강국인 한국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냈고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예년 같으면 빙상 강국의 자존심을 지킨 것으로 만족하면서 대회를 마쳤겠지만 이번엔 달랐다. 빙상 외에는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한국이기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위대한 스타트는 바로 스켈레톤에서 시작됐다. 이미 월드컵에서 세계랭킹 1위로 기량을 검증 받은 윤성빈은 평창 홈 트랙을 내 집 안방처럼 주행하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스포츠 역사를 통틀어 빙상 종목을 제외한 첫 번째 금메달이 탄생한 것이다.
한국 썰매의 새 역사는 봅슬레이에서도 쓰여졌다. 한때 세계랭킹 1위였던 원윤종-서영우의 봅슬레이 2인승은 끝내 메달 수확에 실패했으나 세계랭킹 50위에 머물고 있는 봅슬레이 4인승에서 은메달을 수확하는 대형사고를 쳤다. 원윤종-서영우-전정린-김동현으로 구성된 '팀 원윤종'은 국내에서 훈련에 매진하면서 이번 대회에 올인한 것이 크나큰 성과로 이어졌다.
'갈릭 걸스' 열풍을 일으킨 여자 컬링의 은메달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근엄한 표정으로 리더십을 보여준 김은정을 비롯해 김영미-김경애-김선영-김초희, 그리고 김은정 감독까지 '팀 킴'으로 짜여진 여자 컬링 대표팀은 비록 결승전에 진출해 스웨덴에 3-8로 패했으나 준결승전에서 일본과 극적인 명승부를 연출했다.
스노보드 이상호의 은메달 또한 엄청난 사건이었다. 설상 종목의 메달이야말로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먼 미래의 일로 여겨졌으나 이상호가 그 주인공이 됐다.
빙상 종목에 국한됐던 동계올림픽 메달이 스켈레톤, 봅슬레이, 컬링, 스노보드 등으로 확장되면서 한국 동계스포츠 발전의 확대 가능성을 열었다. 이들 중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인한 든든한 지원이 뒷받침되거나 유능한 외국인 코치 영입 등으로 기량을 극대화하면서 메달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인프라는 열악하기 그지 없다. 실업팀도 손에 꼽을 정도이며 당장 이들의 대를 이을 선수가 나올 것이란 장담도 하기 어렵다. 역시 꾸준한 지원과 관심, 그리고 관련 단체의 세심함이 있어야 한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시대를 연 만큼 이제는 백년대계를 이룩할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하는 시점이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윤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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