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가수 아이(I)가 배우 차윤지로 첫 걸음을 뗐다. 지난해 'I DREAM'으로 데뷔해 '제2의 보아'라는 극찬을 받으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그는 최근 막을 내린 연극 '여도'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가능성도 인정 받았다.
연극 '여도'는 조선 6대 임금 단종과 그의 숙부이자 조선 7대 임금 세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단종의 시점과 세종의 시점을 오가며 단종의 죽음을 서서히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의 추리 사극.
극중 차윤지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비운의 여인인 교하노씨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와 극에 대한 몰입으로 호평을 얻었다.
이에 마이데일리는 차윤지의 연극 '여도' 대기실을 찾았다. 공연을 앞둔 차윤지의 준비 과정을 세세히 기록하며 그의 속내를 전해 들었다.
★ "콜 시간보다 빨리 도착, 대본 보고 또 보고"
차윤지는 콜 시간보다 늘 30분 정도 먼저 대기실에 도착한다. 이 날 역시 마찬가지. 분장 시간을 앞두고 대본을 보고 또 본다. 차윤지 대본은 열심히 본 흔적으로 가득했다. 형광색 펜으로 대사에 줄을 긋고 표시도 꼼꼼히 해뒀다.
"기회가 빨리 와서 걱정도 많이 되고 고민도 했는데 너무 하고 싶었어요. 이 역 자체가 너무 매력 있고 귀여웠거든요. 또 엄청 큰 역할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많이 부담 갖지 않고 재밌게 해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연기를 이렇게 빨리 하게 될 줄은 몰라 마음의 준비는 안 됐었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어서 연습생 때부터 연기 레슨도 받고 작품을 볼 때 더 눈여겨 봤었죠."
차윤지는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 신인이기 때문에 더 겁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 다행히 초반엔 그렇게까지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다. 기대 속에 가수로 처음 데뷔할 때보다 덜 떨렸다. '많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연극 무대는 쉽지 않았다. 막상 무대에 오르니 떨리기 시작했다. "이 큰 공연장의 적막함 속에 내 목소리만 들린다는 생각이 날 작아지게 하고 무섭게 했다"며 "지금은 적응하고 익숙해졌는데 처음엔 움직임 제한이 많은 사극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고, 실수해서 민폐를 끼칠까봐 부담되고 진짜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 "가수 아이에서 차윤지로 변하는 시간"
막상 무대에 오르니 떨리고 무서웠지만 가수 아이는 점점 배우 차윤지가 되어갔다. 다행히 교하노씨는 차윤지 성격과 닮은 부분이 많았다.
대기실에서 분장을 시작한 차윤지는 차분했다. 그 때부터 교하노씨가 되어 가는 듯 진지했다. 분장을 하고 머리를 쪽지고 교하노씨가 되어 갔다. 한복까지 갈아 입으니 가수 아이는 사라지고 배우 차윤지의 교하노씨가 나타났다.
"교하노씨는 그냥 대본만 봤을 때는 조용조용하고 부끄러움도 많은 인물이라 생각했어요. 비운의 여인, 불쌍한 여자라고 분석했죠. 근데 연출님은 처음에는 왈가닥 느낌으로 하다가 나중엔 슬픈게 있어도 감추고 긍정적으로 하려고 하는 당찬 느낌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과 아예 달랐던 거예요. 근데 아빠가 보시더니 '정말 밝은 애가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더 마음 아팠다'고 하시더라고요. 실제 성격이요? 힘들 때 웃음 잃지 않는건 모르겠지만 조용한 스타일은 아니에요.(웃음) 그래서 더 연기하는데 수월했죠"
오빠인 B1A4 바로의 도움도 컸다. 먼저 연기를 시작한 '연기돌'이기 때문에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오빠가 도움을 많이 줬다. 오빠도 '진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오빠도 저 보더니 '연극해보고 싶다'고 했어요. 생각보다 잘 했는데 아쉬움이 있긴 있다고 지적도 해줬고요. 아무래도 연극이다 보니까 목소리 크기가 중요하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 조언을 해줬죠. 근데 연극 엄청 재밌게 봤다고 했어요."
★ "가수 아이, 배우 차윤지. 모든걸 잘 하고 싶어요"
차윤지는 "모든걸 잘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뮤지컬은 내가 좋아하는 춤을 추고 노래까지 하니 더 재밌게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후 꿈도 내비쳤다.
"아직 데뷔해서 연차가 쌓인 뒤에 연기를 시작한 것도 아니고, 사실 어떻게 보면 신인이고 활동을 많이 안 해봤잖아요. 근사실 가수로서 좀 더 인정 받은 다음에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막상 역할을 받고 도전해보니까 다양한 방면에 도전하며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다는 꿈이 커졌어요. 저를 보는 분들이 '이런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구나. 그런 아티스트구나'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가수 아닌 배우로서의 장점을 묻자 그는 "자신이 있는건 아니지만 모든걸 잘 하고 싶다"며 "뮤지컬을 하면 춤이나 노래 능력치가 나오는 게 장점이 되지 않을까요?"라고 답했다.
"연기 부분에서도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가수 아이, 배우 차윤지 등 다양한 방면으로 많은 모습 보여드릴테니 기대해주세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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