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SK 김선형이 돌아왔다. 그러나 주인공은 KGC였다.
SK 김선형이 지난해 10월 17일 현대모비스와의 원정경기 이후 처음으로 실전에 나섰다. 28일 KGC와의 홈 경기. 발목 인대 파열, 발 뒤꿈치 골절로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쳐 134일만에 돌아왔다.
문경은 감독은 경기 전 "그동안 선형이 없이 맞춰온 게 있다. 선형이가 팀에 맞춰야 한다. 10분~15분 정도 출전시킬 것이다. 진정한 회복은 다음시즌"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SK는 최준용과 애런 헤인즈가 볼배급을 담당하는 공격 시스템에 익숙해진 상태다. 김선형이 잔여 정규시즌서 경기체력과 감각을 끌어올리고, 플레이오프에 맞춰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SK는 KCC, 현대모비스와 치열한 2위 다툼 중이다. 문 감독은 "선형이가 돌아오면서 다른 선수들도 한 발 더 빨리 움직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김선형의 가세로 빠른 SK의 컬러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 실제 SK는 10개 구단 중 얼리오펜스의 효율성, 정확성이 최고 수준이다.
김선형은 1쿼터 3분36초전 투입됐다. 곧바로 특유의 리드미컬한 스텝으로 드라이브 인을 성공했다. 134일전 드라이브 인을 하다 다쳤지만, 두려움은 없어 보였다. 이 부분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문 감독은 "아무래도 연습할 때보니까 돌파하고 자꾸 밑(다리, 발)을 쳐다보더라"고 말했다.
매우 중요한 경기. SK는 시스템에 변화를 줄 수 없었다. 김선형은 2쿼터~3쿼터 막판까지 거의 중용되지 않았다. 그 사이 경기흐름이 요동쳤다. SK는 1쿼터에 크고 작은 실수가 적지 않았고, KGC는 최근 페이스가 좋은 한희원의 외곽포, 데이비드 사이먼과 Q.J. 피터슨의 연계플레이가 위협적이었다. SK는 KGC의 지역방어를 시원하게 깨지 못했다. 다만 KGC는 양희종이 25일 월드컵예선 뉴질랜드전서 발목을 다쳐 3주 진단을 받았고, 오세근도 발목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역시 SK는 특유의 얼리오펜스로 실마리를 풀었다. 2쿼터 역전, 3쿼터 중반까지 흐름을 장악한 원동력이었다. 헤인즈, 화이트, 최준용의 엄청난 스피드, 최준용과 역시 부상을 털고 돌아온 김민수의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 자신의 공격과 어시스트를 절묘하게 분배한 헤인즈의 역량. SK는 근소한 우위를 지켰다.
그런데 KGC는 3쿼터 막판 피터슨과 한희원이 다시 움직였다. SK는 화이트가 한희원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잇따라 중요한 점수를 내줬다. 김승기 감독은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오세근 대신 김승원을 적극 활용했고, 통했다. 피터슨이 사이먼과 한희원에게 잇따라 질 좋은 어시스트를 건넸다. 3쿼터 막판 KGC가 다시 흐름을 장악했다.
SK가 4쿼터 초반 화이트와 안영준의 속공으로 추격하자 KGC는 사이먼을 중심으로 달아났다. 사이먼이 골밑을 장악했고, 오히려 빠른 공격으로 SK에 반격했다. 사이먼이 최준용의 공을 절묘하게 스틸했고, 최부경의 공격을 블록으로 차단한 뒤 이재도의 속공득점이 나왔다. 전성현의 3점포까지 터졌다. 10점 내외로 벌어졌다. 수비는 2-3 지역방어를 섞었다.
반면 SK는 헤인즈의 공격이 계속 조금씩 빗나갔다. 응집력이 떨어졌다. 3분19초전 김선형이 헤인즈의 패스를 받아 속공 레이업슛과 추가 자유투를 올렸다. 다시 한번 김선형의 회복이 증명된 장면. 하지만, 다음 공격서 KGC는 이재도가 스크린을 받아 곧바로 3점포를 터트렸다. SK는 스크린에 대처하지 못했다.
2분41초전. 헤인즈가 테크니컬파울을 받았다. 공격 과정에서 사이먼에게 블록을 당했는데, 파울성 플레이가 있었다고 항의한 듯하다. 그러나 심판진은 인정하지 않았다. 사이먼은 이때 자유투 2개를 넣었다. 경기가 정리됐다. KGC의 89-78 승리. KGC는 오세근이 많은 시간 뛰지 않았음에도 김승원이 빈 자리를 잘 메웠다. 한희원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신스틸러였다. 사이먼은 이름값을 했다.
SK는 경기막판 턴오버가 잦았고, 공격 효율성이 떨어졌다. 다만, 김선형은 짧은 시간에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단 한 경기로 평가할 게 아니라 당분간 지켜보면서 출전시간, 활용폭을 결정하겠다는 게 문 감독 입장이다.
[KGC 한희원(위), 김선형(아래). 사진 = 잠실학생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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