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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겸 교수였던 김태훈의 사과문,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레퍼토리다.
최근 김태훈은 '미투 운동'을 통해 폭로된 글로 성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7일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공식 페이스북에 "러시아 학위를 가진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K교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고 이는 곧 김태훈으로 밝혀졌다.
이후 김태훈은 세종대학교 교수직에서 자진 사퇴하겠다고 알렸지만 논란이 식지 않자 결국 28일 밤 "저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하신 여성분에 대하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리고자 한다"며 "교수직과 연극활동 등 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입장을 전하며 사죄했다.
그러나 김태훈의 입장문은 사과에서 끝나지 않았다. 1999년 가을부터 세종대학교 시간강사로 강의할 당시 첫 번째 성폭행 제보 여성과 사제지간으로 만났고, 이후 영화 현장에서 만난 두 사람이 '남녀 관계'를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자신은 연인으로 생각했기에 행위를 이어간 것이라고 해명하는 모습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김태훈은 당시 배우자가 있는 유부남이었다.
또한 두 번째 제보자에게도 사과가 아닌 억울한 뉘앙스가 담긴 해명을 건넸다. 김태훈은 "당시 저는 배우자와 사별한지 오래되어 서로간의 호감의 정도를 잘못 이해하고 행동하였고, 이에 대한 비난은 달게 받겠다"고 말하더니 "다만 이와 같은 일이 있은 후에도 그리고 최근까지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응원과 격려를 하는 연극 동료로 만연히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결론은 자신은 피해자들과의 관계를 연인으로 생각했다는 것이었다. 사과인지, 변명인지 알 수 없는 의아한 입장문에 대중은 오히려 "기만을 당한 기분"이라며 김태훈을 비판했다. 우매했던 과거를 곱씹으며 자성하고 사과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억울하다 호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앞서 "25년 전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밝힌 또 다른 성추문의 주인공, 배우 오달수의 해명이 연상된다. 묘하게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모양새다. 상처 입은 피해자가 실재하는 가운데, 이러한 변명들은 고통을 배가시키는 것밖에 되지 않음을 그들은 정말 모르는 걸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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