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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이다해의 코믹 본능은 녹슬지 않았다.
3일 밤 방송된 SBS 새 주말드라마 '착한마녀전'(극본 윤영미 연출 오세강)은 1,2회에 이어 3,4회까지 연속 방송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쌍둥이 동생 차도희(이다해)를 대신 승무원 삶을 이어가는 차선희(이다해)의 모습이 그려졌다. 완벽히 상반된 1인 2역을 맡게 됐음에도 불구, 이다해의 연기에는 조금의 이질감도 없었다.
극중 차선희는 착해도, 너무 착하다. 동생을 위해 꿈을 미뤄두고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드라마 속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다. 오랜 기간 백수인 남편(배수빈)을 한결 같이 지지하고 3년 간 열심히 모아놓은 돈을 한순간에 빼앗겨도 그저 용서하고 만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쾌활하고 희망이 가득하다.
반면 잘 나가는 스타 승무원, 차도희 캐릭터는 야망이 넘치는 인물. 억울한 죽음을 맞은 경찰관 아빠의 선함을 증오했고, 그 길을 따라가지 않고자 노력한다. 언니인 차선희가 자신을 위해 대학 진학을 포기해도, 생활비를 전달해도, 고맙단 말 한 마디를 하지 않는다. 오로지 뒤틀린 욕망으로 목표한 바를 위해 행동할 뿐이다.
선과 악. 이토록 큰 간극을 지닌 두 캐릭터를 이다해는 꾸준히 쌓아온 연기 내공을 발휘해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말투, 표정, 행동의 크기, 목소리 톤 등에 힘을 주며 캐릭터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했다.
매사 걱정이 많지만 천연덕스럽고 생활력 강한 차선희의 모습은 마치 과거 드라마 '마이걸'의 주유린을 보는 듯 했고 악랄하고 이기적이면서 도회적인 차도희는 '미스 리플리'와 '호텔킹'을 섞어놓은 듯 했다. 대중이 가장 선호했던 맞춤옷, 코믹 연기와 다수의 경험을 쌓은 도회적인 연기를 한 화면에 가져다 놓은 것이다.
파일럿 송우진 역을 맡은 류수영과의 호흡도 훌륭했다. 류수영 역시 힘을 빼고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자신만을 사랑하는 '비혼주의', '금욕주의' 인물인 만큼 수련에 열중하고 여성과의 접촉을 거부해 웃음을 자아냈다. 의도치 않게 무장 해제된 류수영은 능청스러운 이다해의 옆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앞서 지난 2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1인 2역으로 꼽았던 이다해. "연기자로 살면서 그런 기회가 많은 건 아니라 선뜻 감사한 마음으로 응했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온 기회라 생각한다. 목숨 걸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남다른 의지를 자랑했던 이다해의 열의가 또 다시 시청자들에게 선택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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