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종현이가 와도 이렇게 해야지."
이종현은 2월 4일 전자랜드전서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2월 6일 수술을 받았고, 1개월이 지났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재활에 들어갔다. 1주일 정도 됐다. 오전, 오후, 야간에 꼬박꼬박 하라고 했다.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후까지만 집에 다녀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현대모비스는 이종현이 빠진 뒤 잘 나간다. 부상 당일 경기부터 3일 삼성전까지 8연승을 내달렸다. 이종현이 빠지자 함지훈이 골밑에서 숨통을 텄다. 그동안 이종현과 함지훈의 공존은 유재학 감독에겐 어려운 숙제였다. 매치업에 따라 두 사람을 번갈아 기용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았지만, 완전한 정답은 아니었다.
함지훈만 숨통을 튼 게 아니다. 양동근, 이대성, 박경상 등의 돌파 공간도 넓어졌다. 외곽에서 폭넓게 활동하는 레이션 테리의 반경도 넓어졌다. 빠른 트랜지션을 선호하는 마커스 블레이클리는 말할 것도 없다.
물론 블레이클리는 여전히 기복이 있다. 그러나 이대성이 복귀 후 게임체력과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면서 득점력을 높이고 있다. 양동근의 파괴력도 살아났다. 테리는 꾸준히 외곽포를 가동한다. 빠른 트랜지션에 의한 찬스가 늘어났고, 국내선수들의 활발한 스크린에 의한 2대2 공격, 거기서 파생되는 내, 외곽 찬스에서의 득점 연결이 돋보인다.
즉, 이종현이 빠진 뒤 업템포 농구와 스페이싱 게임이 동시에 잘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득점력이 올라갔다. 이대성의 가세로 앞선에서의 압박마저 살아나면서 수비력도 좋아졌다. 결국 득실마진이 좋아지니 8연승으로 이어졌다.
유 감독은 시즌 전부터 이런 농구를 하려고 했다. 그는 "비 시즌에 리바운드를 잡고 첫번째, 두 번째 패스를 빨리 하는 연습을 한 게 이제야 효과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현이가 빠지고 잘 한다고 하는데, 그 전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종현이가 돌아와도 이렇게 농구를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종현은 올 시즌 중반 1대1 능력을 끌어올리면서 현대모비스에 큰 보탬이 됐다. 골밑 공격, 수비력은 강해졌다. 다만, 현대모비스가 추구하는 업템포, 스페이싱 농구에 효율적이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 궁극적으로는 이종현이 건강하게 돌아와야 한다. 현대모비스는 이종현의 장점도 살리면서, 지금의 농구도 유지해야 한다. 이 부분은 유 감독의 숙제이기도 하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종현의 재활이다. 통상적으로 아킬레스건 재활은 1년 내외다. 유 감독은 "운동선수(근육량이 많고 발달했다)는 10개월 정도면 복귀할 수 있다고 하더라. 본인 하기 나름이다. 곧 아킬레스건을 촬영해서 수술을 받은 일본으로 보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요즘 이종현에게 잔소리를 많이 한다. 재활이 힘들고 지루해 나태해질 수 있다는 노파심 때문이다. 한 쪽 아킬레스건 재활에 몰두하다 반대쪽 다리와 근육량, 근력에서의 언밸런스가 발생하면 또 다른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유 감독은 "반대쪽 다리를 10배 이상 운동하라고 했다.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몸을 다시 만들라고 신신당부했다"라고 말했다.
건강한 이종현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유 감독 말대로 10개월만에 재활이 끝나면 2018-2019시즌 개막전에 복귀할 수도 있다. 600승을 달성한 유 감독은 지금 잘 나가는 현대모비스의 방향성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종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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