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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또 다른 희망이 왔으면 좋겠다."
KDB생명 한채진은 8일 여자프로농구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모범선수상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힘든 시기인데 저희 선수들도, 감독님도 너무 힘들게 시즌을 치렀다. 더 좋은 팀을 만나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또 다른 희망이 왔으면 좋겠다. KDB에서 같이 했던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채진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 WKBL이 KDB생명 사태에 팔을 걷어붙였다. 확인 결과 WKBL은 지난 2월 KDB생명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TFT(테스크포스팀)를 구성했다. TFT는 삼성생명 오동석 단장과 KEB하나은행 조성남 단장으로 구성됐다.
오 단장과 조 단장은 전임단장이다. 우리은행, KB, 신한은행 단장은 은행 업무와 농구단 업무를 겸임한다. 그러나 오 단장과 조 단장은 농구단 업무만 수행한다. 특히 오 단장은 남자프로농구 삼성도 맡고 있다.
전임 단장인만큼 농구단 업무를 관장하면서 해체 위기에 빠진 KDB생명 사태를 수습하는데 앞장설 적임자라는 WKBL의 판단이 있었다.
WKBL 관계자는 "아직 TFT가 구체적으로 뭔가를 하지는 않았다. 3월까지는 KDB생명이 운영하기 때문이다. TFT는 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장 5개구단 축소는 막겠다는 게 WKBL 입장이다.
KDB생명 출신 선수들이 기약 없는 휴가를 떠났다. KDB생명의 농구단 운영도 사실상 끝났다. 과제가 산적하다. 궁극적으로 KDB생명 출신 선수들을 재창단할 기업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당장 찾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6년 전 신세계 해체 때보다 국내경기가 더욱 나쁘다. 여자농구의 콘텐츠 가치는 더욱 떨어졌다는 평가다.
TFT는 다음 시즌 WKBL의 위탁운영에 대한 로드맵을 짜면서 인수 혹은 재창단 기업을 찾는 사전작업,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을 펴는 게 중요하다. KDB생명으로부터 다음시즌 운영비를 얼마나 받아낼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하다. (6년 전 신세계 해체 때 해체하는 구단은 다음시즌 운영비를 내놓고 떠나라는 합의가 있었다. 무책임한 도망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세부적으로는 KDB생명 출신 선수들의 4~5월 월급부터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의 포지션을 결정해야 한다.(6년 전 신세계 해체 때는 FA 자격을 1년 유보했다) 선수들이 이달 중순 구리 숙소에서 짐을 뺀 뒤에는 개인운동을 할 곳도 없다. TFT가 이 문제 해결에도 나서야 한다.
물론 TFT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WKBL 신선우 총재와 수뇌부, 나머지 구단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 문제는 6년 전 신세계 사태와는 또 다르다. KDB생명 출신 선수들이 끝내 흩어질 경우 WKBL이 4개 구단, 3개 구단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농구계에 팽배하다. 여자농구의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TFT, WKBL 수뇌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 농구관계자는 "특히 임기만료를 눈 앞에 둔 신 총재는 KDB생명 사태 해결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채진(위), KDB생명 출신 선수들(아래).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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