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다.
KBO가 8일 자동 고의사구 도입을 전격 결정, 발표했다. 메이저리그가 작년에 도입했고, 일본프로야구도 올해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서 KBO리그도 최근 내부적으로 논의해왔고, 결단을 내렸다.
자동 고의사구를 실시하는 건 단 1~2초라도 경기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노력이다. 지난해 KBO리그 한 경기 평균시간은 연장전을 포함해 3시간 21분이었다. 2016년 3시간 25분보다는 4분 줄었다. 그러나 작년 메이저리그 한 경기 평균 3시간 5분에 비해선 16분이나 길었다.
메이저리그는 궁극적으로 경기당 평균 2시간대 진입을 노린다. 3시간이 넘어가면 관중이 지루해지면서 콘텐츠 소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스피드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건 맞다. KBO도 올해부터 비디오판독 시간을 최대 5분으로 제한했다.
그런데 자동 고의사구 도입에 대해선 야구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경기시간을 단 1~2초라도 줄일 수 있으면 줄여야 한다는 시각과 함께 고작 1~2초 줄이기 위해 야구의 본질, 속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곤란하다는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선수들의 의견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KIA 양현종은 투수 입장에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찬성 입장이다.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투수 입장에서 고의사구는 100% 힘으로 던지는 건 아니다.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넣을 때의 밸런스가 아닌, 다른 밸런스로 던진다. 그러다 주자가 들어찬 상황서 병살타 유도를 해야 하는 등 중요한 승부를 해야 한다. 그러면 다시 원래 밸런스로 던져야 하는데, 천천히 던지다 다시 세게 던지면 밸런스가 깨질 수 있다. 그런 부담감은 분명히 있었다"라고 말했다.
즉, 평소보다 약한 힘, 다른 밸런스로 던져야 하는 고의사구가 사라지면서 기존의 전력투구 밸런스가 깨질 위험성을 덜어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양현종은 반가운 입장이다. 다만, 또 다른 생각을 가진 투수도 있을 것이다.
양현종의 동료 최형우는 타자 입장에서 신중했다. 그는 "겪어봐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간혹 고의사구가 포수 뒤 백스톱 쪽으로 빠지거나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분명히 공격하는 팀에 유리한 상황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최형우는 "어쩌다 고의사구가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와도 타자들은 치지 않는다. 고의사구를 던지려고 할 때 이미 타격 자세를 취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자동 고의사구 상황을 겪어보지 못해 뭐라고 말할 수가 없다"라고 밝혔다.
KBO리그 구성원들이 적응해야 한다. 당장 13일부터 시작하는 시범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승패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시범경기 특성상 굳이 투수가 타자를 피해가는 상황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도 야구에서 특정 상황이 아예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자동 고의사구 도입으로 경기시간이 얼마나 단축될 것인지는 정규시즌이 개막되고 표본이 쌓여야 알 수 있다.
[고의사구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