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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마음을 비우려고 하는데 잘 안 되네."
DB 이상범 감독은 9일 KGC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위와 같이 말했다. 이날 KGC에 이기고 KCC가 최하위 kt에 지면 대망의 정규시즌 우승. 이상범 감독은 "결국 우리가 2경기를 이겨야 한다. 11일 SK까지 이겨서 끝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이다. 아직 우승을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지금 위치까지 올 것이라고도 아무도 몰랐다. 이 감독은 "자꾸 마음을 비우자고 생각하는데, 사람이다 보니 욕심이 난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이 감독은 시즌 내내 쌓아온 공고한 시스템을 바꿀 마음이 없다. 적어도 정규시즌은 그렇다. 그는 "다음시즌에는 김주성도 없고, 두경민도 군대에 간다. 당연히 역할 분담, 팀 스타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하지만, 그건 그때의 일이고, 지금은 정규시즌부터 잘 마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시즌 막판 연패를 탈 때도, 동료들과 의견충돌이 있었던 두경민을 투입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고비가 와도 기존의 선수 로테이션 방식을 고수했다. 매직넘버 소멸을 앞둔 요즘도 마찬가지다. 익숙했던 루틴을 깨면 농구 내공이 높지 않은 선수들이 오히려 혼란에 빠질 수 있다.
DB는 DB스럽게 이겼다. 사실 전반전에는 고전했다. 로드 벤슨이 활동범위가 넓은 데이비드 사이먼을 제어하지 못했다. 전반전 종료 직전 이재도와 부딪혀 다리를 다치기까지 했다. 또한, 전성현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전성현의 슛 감각이 너무 좋았고, 김승원이 오세근 공백을 공수에서 완벽히 메웠다.
하지만, DB는 역시 후반전에 강했다. 3쿼터 중반 승부를 뒤집더니, 4쿼터에 압도했다. 올 시즌 DB가 수 차례 보여준 승리 공식 그대로였다. 이 감독은 시즌 막판 윤호영을 2쿼터 중반, 김주성을 3쿼터 중반에 넣었다. 시즌 초반에 비해 약간 빨라진 투입 시기. 이 시기를 매직넘버 소멸을 앞뒀다고 해서 더 앞당기지 않았다. 에이스 두경민도 이우정, 박병우와 충분히 로테이션했다.
버튼은 전반전에 실책이 있었으나 3쿼터에 버튼답게 쇼 타임을 만들어냈다. 사이먼이 3쿼터 중반 4반칙으로 물러나면서 완벽히 승기를 잡았다. 버튼의 속공 덩크슛과 두경민의 외곽포. 원주에서 익숙한 광경 그대로였다.
아무래도 KGC는 오세근과 양희종이 빠진 상황이라 전력을 다하기가 쉽지 않다. 이재도와 사이먼의 2대2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DB는 고비를 또 한번 넘기고 우승 문턱까지 다가섰다. 매직넘버1.
KCC가 kt에 전반전 내내 뒤졌다. 하지만, 후반전에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원주종합체육관에는 KBL 김영기 총재를 비롯해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다. 혹시 트로피 시상식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 그러나 11일 혹은 13일로 연기됐다. 그날 DB가 SK를 잡거나 KCC가 삼성과의 홈 경기서 지면 된다.
[버튼. 사진 = 원주 한혁승 기자 hanfoto@myda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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