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돌아가기 전에 키 한번 재보자고 해야겠어."
오리온 저스틴 에드워즈는 187cm의 가드다. 2018-2019시즌부터 바뀌는 외국선수 신장제한(2m, 186cm)에 따르면, 에드워즈의 KBL 생존여부는 애매하다. 만약 에드워즈가 장신자 풀에 들어가면 다음시즌에 KBL에서 볼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KBL은 신장 재측정 의향이 있는 외국선수에 한해 다시 키를 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의 키는 하루, 이틀 사이에 1cm 정도 왔다갔다한다. 지금 에드워즈가 다시 키를 재면 186cm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추일승 감독은 10일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우스갯소리로 위와 같이 말했다. 사실 에드워즈가 186cm만 되면 가치는 확 달라진다. 단신 외국선수라면 오리온뿐 아니라 다른 구단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 가치를 보여줬다. 시즌 중반 입성한 KBL.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활약을 펼친다. 일단 빠른 트랜지션에 능하다. 엄청난 순간 스피드로 수비수를 제압하면서 화려한 플레이를 펼친다. 세트오펜스에서도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시도하는 드라이브 인은 제법 위력이 있다.
그동안 드라이브 인에 비해 외곽슛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꼭 그렇지도 않았다. 에드워즈는 이날 전자랜드전서도 3쿼터 중반 결정적인 3점포를 꽂았다. 스크린에 걸리면 수비수가 마냥 슬라이드로 대처하기 어려워졌다.
오리온은 1쿼터 초반 브랜든 브라운과 정효근, 박찬희, 정병국의 연계플레이에 고전했다. 본래 추 감독은 1쿼터 1~2분을 남기고 2쿼터에 대비, 에드워즈를 넣었다. 하지만, 이날은 평소보다 에드워즈 투입 타이밍이 빨랐다. 3분44초를 남기고 들어갔다. 흐름을 일방적으로 넘겨주자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의 투입.
곧바로 효과를 봤다. 오리온은 에드워즈 투입 이후 12점을 잇따라 올렸고, 에드워즈는 10점을 책임졌다. 나머지 2점도 에드워즈가 하도현의 득점을 어시스트한 것이었다. 전자랜드의 실책은 물론, 국내선수들이 리바운드를 잡으면 빠르게 에드워즈에게 연결, 얼리오펜스를 시도한 게 통했다.
오리온은 선수구성상 세트오펜스보다는 얼리오펜스, 속공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이게 시즌 중반까지는 잘 될 때도,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제공권과 득점력이 좋은 버논 맥클린이 있을 때 국내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화되는 약점도 있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맥클린과 에드워즈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는 농구를 한다. 그 결과 시즌 막판 3연승을 거뒀고, 이날 전자랜드를 잡으면서 LG를 9위로 끌어내리고 8위에 올랐다. 시즌 막판 오리온은 고춧가루 역할을 확실히 했다.
에드워즈는 2~3쿼터에도 충분히 제 몫을 했다. 3쿼터 중반 맥클린의 패스를 우중간에서 3점포로 처리한 장면은 백미였다. 전자랜드의 수비 밸런스가 무너진 사이 에드워즈를 봉쇄하지 못했다. 4쿼터에는 다시 맥클린이 책임졌지만, 경기 흐름을 잡아준 주인공은 에드워즈였다. 20점 3어시스트 4스틸. 2018-2019시즌 가치를 충분히 보여줬다. 턴오버 7개는 옥에 티. 역시 관건은 에드워즈의 신장이다.
[에드워즈.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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