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원주 최창환 기자] 이상범 감독이 자신의 지도자 커리어에 있어 생애 첫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이상범 감독은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상범 감독이 이끄는 원주 DB는 1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69-79로 패, 3연승에 실패했다. 하지만 같은 날 2위 전주 KCC가서울 삼성에 패, DB는 잔여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상범 감독이 이끄는 팀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2008-2009시즌 안양 KT&G 감독대행으로 감독 데뷔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2011-2012시즌 안양 KGC인삼공사의 정규리그 준우승이었다.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DB는 개막 5연승으로 시즌을 시작, 돌풍을 일으켰다. 디온테 버튼과 두경민이 번갈아가며 해결사 역할을 했고, 김주성은 주로 3~4쿼터에 투입돼 노련하게 팀을 이끌었다. 복귀시점을 점치기 어려웠던 윤호영도 예상보다 빨리 복귀, DB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이상범 감독의 지도력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상범 감독은 선수들을 신뢰하는 것은 물론, ‘선수보다 팀이 우선’이라는 신념을 잃지 않으며 DB를 이끌었다. 덕분에 서민수는 강력한 기량발전상(MIP) 후보로 성장했고, 주장 김태홍도 재기에 성공했다.
이상범 감독은 경기종료 후 “운이 좋은 것 같다. 다음 경기를 대비해야 했는데, 우승해서 너무 기분 좋다. 선수들이 많이 뛰고, 몸을 던지고, 궂은일을 많이 했다. 다른 팀 선수보다 2배 더 뛰어서 우승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상범 감독은 이어 “나도 플레이오프 대권은 잡아봤는데, 정규리그는 처음이다. 정규리그도 뜻 깊은 것 같다. 선수들이 잘 따라줘서 고맙다. 특히 김주성, 윤호영이 중심을 잘 잡아줬다. 선수들의 엄마, 아빠 역할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DB는 SK전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체육관을 떠나지 않았다. KCC와 삼성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이 확정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라커룸에서 중계를 지켜본 것. 전광판을 통해 KCC-삼성이 상영돼 관중들도 남아있었다.
이상범 감독은 “농구 중계를 손에 땀이 나며 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어쨌든 우승을 했다. (이)상민이에게 고맙다”라며 웃었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고사하고 꼴찌 탈출을 걱정해야 하는 전력. 이상범 감독도 동의하는 시즌 전 평가였다.
이상범 감독은 “그 평가가 맞긴 했다. 코트에 서본 적이 별로 없는 선수들이다 보니 우려가 많았다. 그래도 선수들을 계속 내보내며 경험을 쌓도록 했다. 한 맺힌 것을 코트에서 풀길 바랐다. 나는 선수들에게 기회만 줬을 뿐이다. 이 팀에 오게 해주신 구단 관계자들 덕분에 힘을 얻었다. 팀 운영에 대한 전권을 주셔서 선수단을 끌고 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DB는 4강에서 4위-5위 승자와 맞대결한다. 울산 현대모비스가 4위를 확정지은 가운데 5위는 인천 전자랜드, 안양 KGC인삼공사 가운데 한 팀이 차지하게 된다.
이상범 감독은 “우승(경쟁)은 끝났지만, 이제 다시 시작이다. 플레이오프를 잘 준비해야 한다. 오늘 경기를 통해 알 수 있듯,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선수들도 있다. 적극성을 보일 수 있게 끌어줘야 할 것 같다. 플레이오프는 축제지만, 경험 부족이 아쉽다. 선수들이 버텨나갈지 나도 궁금하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상범 감독. 사진 = 원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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