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KB의 의도대로 풀렸다. 신한은행을 완벽하게 눌렀다.
11일 청주체육관. KB 안덕수 감독은 "3차전(15일)까지 가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도 체력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그만큼 KB는 결과 이상으로 좋은 경기력이 중요했다. 이 팀의 초점은 우리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이다.
그렇다고 신한은행이 쉬운 팀은 절대 아니다. 안 감독은 수비에 신경을 많이 쓴 듯하다. 신한은행의 세트오펜스 주요 루트는 김단비의 드라이브 인과 2대2에 의한 곽주영의 중거리슛, 르샨다 그레이의 포스트업과 파생되는 찬스 정도다.
일단 KB는 강아정이 김단비를 철저히 맡았다. 그레이를 박지수, 쏜튼을 모니크 커리나 다리미스 단타스가 번갈아 맡았다. 윤미지나 김단비가 곽주영과 2대2를 하면 KB는 파이트스루로 철저히 드리블러를 압박했다. 때문에 곽주영의 슛 찬스가 많이 나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슛 사이클이 최저점이었다. 골밑슛부터 외곽슛까지 너무 침묵했다. 전반전 3점슛 성공률 18%에 2점슛 성공률 23%였다. 오픈 3점슛 침묵은 이해한다고 쳐도, 2점슛이 너무 처졌다. KB는 신한은행의 슛 사이클이 좋지 않은 걸 간파하자 파이트스루 대신 적절히 떨어져서 수비하는 빈도를 높였다.
KB의 초반 공격이 너무 잘 풀렸다. 박지수는 정규시즌 내내 곽주영의 마크를 어려워했다. 그러나 시즌을 치르면서 정상적인 몸싸움 요령을 터득했고, 곽주영을 사실상 압도했다. 박지수와 단타스가 내, 외곽을 오가며 공격하자 곽주영과 쏜튼도 체력 소모가 컸다. KB는 철저히 스페이싱 농구를 했다. 강아정이나 심성영이 골밑으로 들어가서 박지수와 단타스의 패스를 몇 차례 점수로 연결했다.
그리고 KB는 신한은행이 오픈슛을 놓치자 리바운드를 잡고 재빨리 얼리오펜스를 시도했다. 틈만 나면 스피드를 올렸고, 신한은행도 버거워했다. 결국 KB는 1쿼터부터 25-12로 압도했다. 사실 2쿼터에 단 10득점에 그칠 정도로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수비에 성공하고도 역습하지 못해 추격하지 못했다.
KB는 3쿼터에 그레이를 철저히 막았다. 박지수가 그레이가 포스트업 이후 돌아서는 순간을 절묘하게 캐치했고, 커리도 적절히 도움수비를 들어갔다. 그레이의 피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신한은행 공격 유기성은 그 순간 끊겼다. 신한은행의 공격 밸런스가 흐트러질 때 기습적으로 설치한 트랩도 효과를 봤다.
KB는 3쿼터 중반 커리의 득점까지 터졌다. 공격 롤이 많은 김단비의 부담이 가중됐다. KB는 단타스나 강아정이 골밑을 파고 들어 수비수들을 모은 뒤 커리의 외곽슛 찬스를 수 차례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1분28초전 커리와 김단비가 더블테크니컬파울을 받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4쿼터 초반에 곽주영과 유승희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숨통을 텄다. 그러나 15점 내외로 벌어진 스코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초반 슛 사이클이 좋지 않자 후반전에는 수비, 리바운드 응집력도 많이 떨어졌다. 실책도 나오면서 흐름을 넘겨줬다. 4쿼터는 사실상 거대한 가비지타임이었다.
KB는 여유 있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75-57 완승. 13일 인천 2차전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울 수밖에 없다. 높이, 스피드, 가용자원과 옵션, 모든 측면에서 신한은행에 우위를 확인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전력 열세에 심리적 부담까지 안고 홈으로 돌아간다. 경기 초반에 쉽게 흐름을 넘겨준 게 결정타였다.
[KB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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