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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황금빛 내 인생’이 제목처럼 ‘황금빛’ 사랑을 받게 된 데는 배우 천호진의 힘이 크다. 다른 배우도 ‘황금빛’ 연기들을 펼쳤고 대단한 활약을 선보였지만, 그 중심에서 탄탄한 무게감을 선사하며 ‘황금빛 내 인생’의 아버지가 되어준 인물이 바로 천호진이기 때문.
지난 11일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석) 마지막회가 전파를 탔다. 서태수(천호진)가 세상을 떠난 후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 탓에 천호진의 분량은 적었지만, 그럼에도 극 전체를 관통하는 그의 존재감은 묵직했다.
그동안 천호진은 깊이가 다른 연기 내공으로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선사해왔다. 서태수가 마치 천호진인 듯 혼연일체 연기로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가족에게 배신감을 느꼈을 때의 절망감, 실제 환자 같은 낯빛과 그를 둘러싼 공기, 가슴 짠한 부성애 등을 절절히 표현했고 이 모습 하나하나가 시청자의 가슴에 내리 꽂혔다. 암인 줄 알았던 서태수가 상상암 진단을 받고, 다시 위암 말기 판정을 받는 논란의 전개 속에서도 그의 연기는 빛을 발했다. 극대화된 감정몰입을 경험한 시청자들은 연일 호평 세례를 아끼지 않았다.
그럼에도 천호진은 주위의 호평에 흔들리기보다 오롯이 서태수로 있길 원했다. 지난해 2017 KBS 연기대상만 봐도 알 수 있다. 김영철과 공동대상을 수상한 후 천호진은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감히 이 상을 받으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 같아서”라며 “이 상은 세상 모든 부모님께 드리겠다”고 현실 세계의 ‘서태수’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극 중 아들로 등장하는 이태성에 따르면 ‘배부르면 집중이 깨질까봐’ 점심도 거를 정도. 그는 천호진이 아닌 서태수로서 지난 7개월을 보내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첫 방송 전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워낙 좋은 후배들이 있어서 오히려 제가 방해될 것 같다”며 웃어 보인 천호진. 그의 열연이 있었기에 ‘좋은 후배들’의 연기 또한 빛이 날 수 있었던, ‘황금빛 내 인생’이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KBS 2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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