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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힘들었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눈물을)참느라 혼났다.”
서울 SK 주장 김선형이 데뷔 후 가장 큰 위기 속에 치른 정규리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선형은 동료들의 공을 잊지 않는 한편,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포부도 전했다.
SK는 지난 13일 열린 전주 KCC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 선발 출전, 역전을 주고받는 접전 끝에 91-88로 승리했다. SK는 이날 승리로 정규리그 2위를 차지,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김선형은 문경은 감독이 믿고 있는 카드였다. KCC는 하승진이 뛸 때 기동력에 약점이 생기는 팀이며, 이 약점을 더욱 크게 두드러지게 만들 수 있는 선수가 기동력과 스틸능력을 겸비한 김선형이기 때문이다.
실제 김선형은 부상에서 돌아온 후 가장 많은 28분 39초를 뛰며 6득점 4리바운드 10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10어시스트는 김선형의 올 시즌 개인 최다기록이다.
김선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힘들었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눈물을)참느라 혼났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너무 극적으로 이겼다”라고 말했다.
경기종료 직전 나온 극적인 득점도 김선형에 의해 만들어진 상황이었다. 김선형은 1점차로 앞선 경기종료 3초전 안드레 에밋의 공을 빼앗았고, 이를 테리코 화이트의 속공 덩크슛으로 이끌어냈다. SK가 사실상 쐐기를 박는 순간이었다.
“상대가 스크린을 걸다가 방심할 때 스틸을 노리겠다는 생각이었다. 스틸하는 순간 너무 기뻐서 넘어질 뻔했다(웃음), 다행스럽게도 화이트가 득점으로 연결해줬다.” 김선형의 말이다. 김선형은 이어 “내가 실책을 범해 동점을 허용했던 상황이 있었다. 그걸 만회하고 싶었고, 팀 파울 상황이었지만 크게 걱정은 안 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선형은 올 시즌 단 9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 시즌 2번째 경기였던 지난해 10월 17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발목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의 부상을 입어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한때 시즌 내 복귀조차 불투명했지만, 김선형은 독기를 갖고 재활훈련에 임해 극적으로 코트에 돌아왔다.
SK는 에이스 김선형이 빠진 가운데에도 꾸준히 상위권에서 순위경쟁을 펼쳤고, 결국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칠 수 있었다. 자신이 빠진 가운데에도 순위싸움을 펼쳐준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들었을 터.
이에 대해 김선형은 “KCC전이 끝난 후 선수들을 한 번씩 안아줬다. (안)영준이가 신인답지 않게 과감한 모습으로 한 축을 담당해줬고, (정)재홍이 형과 빅맨들도 열심히 뛰어줬다. 심지어 D리그 선수들까지….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내가 없는 상황에서 힘들었을 텐데 잘 버텨줘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이제 SK는 통산 2번째 패권을 노린다. KCC와 인천 전자랜드가 치르는 5전 3선승제의 6강 플레이오프 승자가 SK의 4강 상대다.
극적으로 4강에 직행했지만, SK가 갈 길은 멀다. SK는 창단 첫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2012-2013시즌에도 챔프전에 올랐지만, 현대모비스(당시 모비스)에게 0-4 스윕을 당해 자존심을 구긴 바 있다.
김선형은 “4강에 누가 올라올지 모른다. 일단 큰 산을 넘어야 챔프전에 갈 수 있다. 다만, 플레이오프 경험이 있는 만큼, 5시즌 전보다는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구력이 더 쌓였다. 또 그땐 애런 헤인즈 혼자였지만, 이제는 점점 경기력이 올라간 화이트도 있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화이트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SK가 챔프전에서 우승을 경험한 것은 1999-2000시즌 단 한 번뿐이다. 당시 SK는 대전 현대(현 KCC)에 밀려 정규리그 2위에 그쳤지만, 챔프전서 현대를 4승 2패로 꺾으며 V1을 달성했다. 선수들로선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플레이오프에 임하진 않을까.
김선형은 “연습체육관(양지)에 그 현수막이 걸려있다. 그렇지 않아도 선수들과 ‘18시즌 만에 똑같이 만들어보자’라며 동기를 부여했다. 선수들도, 감독님이나 코치님들도 5시즌 전보다 더 잘 준비해 플레이오프에 임하겠다”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김선형.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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