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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이종혁이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이종혁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영화 '엄마의 공책' 개봉을 앞두고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엄마의 공책'은 30년 넘게 반찬가게를 운영한 엄마의 사연이 담긴 비법 공책을 발견한 아들이 유독 자신에게만 까칠할 수밖에 없었던 엄마 인생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이종혁은 문학평론을 전공한 시간 강사 규현 역을 맡았다. 생활력은 없지만 자존심은 강해 늘 엄마와 아내의 '철부지'인 인물. 배우 이주실과 모자 지간으로 등장해 담담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열연을 펼쳤다. 개구진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저예산인 영화인데도 잘 나왔다고 생각해요. 완벽하지는 않지만요. 2년 전에 16회차 만에 찍은 작품이에요. 어제 시사회에서 그 사실을 알고 너무 놀랐어요. '대박!'이라고 외쳤죠."
사실 처음부터 만족한 건 아니었다. 캐스팅 단계에서 시나리오를 본 이종혁은 오히려 "밋밋하다"며 감독에게 솔직하게 털어놨다고.
"시나리오 자체는 그랬어요. 슬플 것 같긴 한데 정말로 슬플 것인가 싶었죠. 그리고 치매라는 소재가 관객들에게 감동으로 다가갈지도 고민이었고요. 이전까지는 누가 갑자기 죽을병에 걸리는 등의 것들에 익숙했잖아요. 하지만 어차피 이 소재로 갈 거면 담담하게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가족 이야기는 편하게 해야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날 이종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 이야기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MBC '아빠 어디가'를 통해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아들 준수와 탁수 근황을 전하며 여전히 '친구 같은 아빠'의 면모를 자랑했다. 그러면서 "정말 귀여운 사진이 있다"며, 준수의 사진을 기자들에게 직접 보여주며 자랑에 나섰다.
"아이들한테 볶음밥 같은 거 진짜 많이 만들어줘요. '아빠의 킹왕짱 볶음밥' 그렇게 이름을 지을게요.(웃음) 이제는 대충 만들어도 맛있어요. 정말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극장에도 아이들 때문에 자주 가요. 인스타그램에 아이들 사진도 좀 올리고 싶은데 기사가 나서요. 정말 귀여운 게 많거든요. 최근에 찍은 것도 진짜 웃긴데."
이어 와이프에 대한 애정도 표현하던 이종혁은 "아내가 처음에 저랑 결혼할 때는 이 사람과 있으면 인생이 행복하겠구나, 즐겁겠다 싶었다더라. '돈 없는 게 중요해?' 라고 생각을 했다나. 그런데 뭐 지금은…하하. 후회도 했다가 좋았다가, 그런 게 인생이 아니겠나. 인생이 굴곡이 있어야 재밌다"고 말했다.
삶을 대하는 그의 소신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종혁이 대중에게 사랑 받는 이유도 이런 모습 때문이었다. 자칫 조바심이 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연신 긍정적인 에너지만을 안고 간다.
"삶에 대한 분노 같은 건 없어요. 물론 화가 나고 짜증나거나 그럴 때도 있죠. 그런데 그걸 계속 가져가는 건, 저한테만 손해에요. 빨리 풀어야 다른 일도 하죠. 성격이 그래요. 와이프랑 다퉜을 때 아내가 조용히 있으면 답답해서 미칠 거 같아요. 빨리 화해를 하고 싶어요. 제가 화나는 일이 있어도 서로 불편한 게 싫어서 먼저 말을 걸고 그러거든요. 긍정적인 게 좋잖아요."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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