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박해진과 오연서, 이보다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할 수 있을까. 원작에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로 영화 '치즈인더트랩'을 펼쳐냈다.
'치즈인더트랩'은 누적 조회수 11억 뷰 돌파, 회당 평균 100만 뷰를 기록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지난 2016년 드라마로도 제작된 바 있다.
영화는 원작팬들의 의견을 보다 적극 수렴, 두터운 팬층을 꽉 잡으려는 전략이 돋보인다. '치어머니'들이 그토록 원하던 캐스팅 라인업을 꾸린 것. 가상 캐스팅 1순위 배우들로만 채웠다. 홍설 역의 오연서, 백인하 역의 유인영, 백인호 역의 박기웅까지 모두 실사화 전부터 거론됐던 이들이다.
특히 여주인공 오연서가 '치즈인더트랩'에 든든하게 힘을 실어줬다. 우선 '전지적 홍설 시점'이라고 할 정도로 극 중심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인물을 이견 없이 꿰찼다는 점에서 크게 한몫했다. 데칼코마니 외모에 탄탄한 연기력으로 이미 우리에게 깊게 박혀 있는 홍설의 이미지를 이질감 없이 살려냈다. "대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돼 걱정이 컸다"라는 본인의 우려와 달리 평범하지만 매력 넘치는 여대생 캐릭터에 잘 부합했다.
'유정 선배' 박해진과의 케미도 훌륭했다. 싱그러운 봄날 캠퍼스를 배경으로 풋풋한 커플로 호흡, 달달하게 설렘을 자극한다. 두 사람의 투샷은 마치 웹툰을 보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치즈인더트랩'을 관람하는 재미를 높이는 데 크게 일조한다.
박해진은 유정 그 자체였다. 드라마에 이어 또 다시 유정 캐릭터를 연기한 만큼 완벽하게 소화했다. 따뜻한 '엄친아' 선배, 냉미남 두 얼굴을 오가며 야누스적 매력을 발산, 달콤 쌈싸롬한 로맨스릴러의 묘미를 높였다. 캐릭터에 빙의한 덕에 같은 역할을 두 번째 연기하는 것임에도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유정은 박해진이 아니라면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는 박해진과 오연서의 싱크로율을 빼면 남는 게 없다. 웹툰 애독자에겐 그래서 꼭 봐야 할 이유일 수도 있겠지만, 일반 관객들의 만족도를 채우기엔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웹툰의 방대한 서사를 맛깔나게 함축하지 못하고 '영화화'에만 의의를 둔 그런 작품이 됐다.
"웹툰 '치즈인더트랩'은 인간 군상을 그린 심리전"이라고 표현한 박해진. 영화에선 일차원적인 연출법으로 이 같은 원작의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웹툰의 주요 장면을 거칠게 붙여놓은 모양새로 로맨스와 스릴러 장르가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 각 챕터의 이음새가 헐거워 116분이라는 러닝타임을 흘려만 보낸다.
[사진 =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리틀빅픽쳐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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