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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멜로퀸' 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배우, 손예진이다. 오랜만에 선보인 멜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역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멜로퀸의 건재함을 보여줬다. 특히 극장가 극심한 멜로 가뭄에 단비를 내려줬다는 점에서 더욱 대단하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획일화된 장르에 지친 관객들뿐만 아니라 손예진도 기다리고 있던 작품이다. 2000년대 초·중반 이후엔 그도 변화된 충무로 추세에 맞춰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다. 촉촉한 멜로 감성을 발산할 기회가 좀처럼 닿지 않았다.
"멜로퀸이요? 너무 오래 지나서... 하하. 요즘엔 강한 캐릭터들을 자주 연기했었죠. 제 멜로를 많은 분이 사랑해주시는 걸 알아요. 저 또한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멜로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요. 정말 설레는 풋풋함, 아름다운 영상미가 그리웠고 보고 싶었죠. 배우로서도 연기가 목말랐고요. 좋은 멜로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너무 없더라고요. 1년에 한두 편이 나올까 말까 하는 상황이고 기획만 되다가 무산되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그렇게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손예진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그 제목처럼 다가왔다.
"2000년대 초반 했던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 오래 걸린 것 같아요. 제 자리를 지키겠다는 것보다는 전작이 사랑받은 것만큼의 좋은 영화, 다른 감정의 결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작품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선 수아 역할을 맡았다. 세상을 떠난 이후 기억을 잃은 채 남편 우진(소지섭) 앞에 나타나는 판타지가 가미된 인물을 소화했다. 배우로서, 사람 손예진으로서 쌓인 연륜이 읽혀지는 열연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이렇게 쉽게 찍어도 되나 할 정도로 수월하게 연기했어요. 예전에 '클래식'이나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찍을 땐 신인이기도 했고 이게 맞는지 안 맞는지도 모른 채 연기했었거든요. 수아 캐릭터는 현장에서 고통스럽게 감정을 잡거나 막 엄청나게 계산을 하지 않았어요. 오랜만에 멜로를 하면서 느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나오는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시점의 멜로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펼칠 배우 인생에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손예진은 "살아가면서, 배우이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이 점점 응축되고 쌓이고 있다. 이게 단지 성숙해져 간다는 의미가 아니고 사람들을 대하는 것에 대한 마음과 바라보는 게 달라지는 것 같다. 어느 시기마다 달라지는 것 같은데 인생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변화되더라"라고 전했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해요. 선택의 폭이 차기작은 해보지 않은 장르로 주어진다는 건 무척 감사한 일이죠. 멜로를 다시할 수 있게 된 상황도 너무 저한테는 감격이었어요.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에겐 큰 의미가 있어요. 축복받았다고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하지 않았던 이외의 것들은 여전히 고파요. 멜로도 찍었지만 현실적인 다른 톤의 멜로물도 하고 싶고요. 이런 마음이 계속 들기 때문에 연기를 하는 것 같아요."
[사진 = 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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