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악몽 같았던 시즌을 치렀던 삼성에게 주어진 미션은 ‘명가 재건’이다. 물론 전력상 만만치 않은 과제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시즌 55승 84패 5무 9위에 그쳐 2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의 멍에를 썼다. 특히 승률 .396는 1996시즌에 기록한 .448에도 한참 못 미치는 구단 역대 최저승률이었다.
김한수 감독 체제 하에 2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삼성은 오프시즌에 큰 변화를 맞았다. ‘라이언킹’ 이승엽이 은퇴했지만, 롯데 자이언츠에서 FA 자격을 취득한 강민호와 4년 총액 80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으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다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기엔 여전히 불안요소가 많다. 잠재력 있는 신인들이 가세한 것은 반가운 대목이지만, 외국인투수들은 적어도 시범경기까지 봤을 때 안정감이 떨어진다. 지난 2시즌 동안 반복됐던 삼성의 악재였다. 타선의 짜임새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 외국인투수 악몽, 이번에는?
지난 2시즌 동안 삼성의 외국인투수 농사는 재앙에 가까웠다. 총 6명의 외국인투수가 9승을 합작하는데 그친 것. 웬만한 팀의 토종 선발투수가 한 시즌 동안 따낼 수 있는 승수 수준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차우찬마저 FA 협상을 통해 LG 트윈스로 이적, 외국인투수들의 동반 난조는 삼성의 추락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
삼성의 올 시즌 외국인투수 전력은 팀 아델만, 리살베르트 보니야로 구성됐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독립리그를 거치는 등 이색경력을 지닌 아델만은 2017시즌 신시내티 레즈에서 30경기(선발 20경기)에 등판했다. 비교적 최근까지 메이저리그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보니야는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경력을 쌓았다.
시범경기에 불과하지만, 현재까지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기대를 모은 아델만이 첫 등판서 5이닝 4실점(4자책)한 가운데 보니야마저 5이닝 7실점(7자책)으로 부진한 것. 또 한 번의 ‘외국인투수 수난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에스마일린 카리대를 데려오고도 통합우승을 따내는 저력을 보여준 적도 있었지만, 삼성으로선 토종 선발투수 전력이 탄탄했던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윤성환 정도를 제외하면 위력적인 선발투수를 찾기 힘든 게 삼성의 현실. 백정현은 복귀를 앞두고 있지만, 우규민은 복귀시점을 논하는 게 시기상조다.
물론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포수로 꼽히고 있는 강민호의 가세는 반갑지만, 강민호의 가세만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순 없는 노릇이다. 아델만, 보니야가 지난 2시즌 동안 악몽을 안겼던 외국인투수들의 전철을 밟지 않는 게 삼성에게 내려진 최우선 과제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봤을 땐 만만치 않아 보이는 미션이다.
▲ 세대교체 신호탄?
외국인투수들은 아직 불안정한 모습이지만, 젊은 투수들의 잠재력만큼은 눈여겨볼만하다. 심창민-장필준으로 이어지는 필승카드는 삼성이 암흑기 속에 건진 수확 가운데 하나였다.
2018시즌에는 새 얼굴도 등장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연일 무실점 투구를 펼친 신인 양창섭이 주인공이다. 양창섭은 연습경기에서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로 과감한 승부를 펼치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고, 이후 선발투수로 꾸준히 테스트를 받으며 2018시즌을 준비했다.
양창섭의 곁에는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삼성의 에이스로 꼽히는 윤성환은 타자와의 승부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했고, 강민호 역시 먼저 스스럼없이 말을 건네며 신인 양창섭의 프로 적응을 돕고 있다. 양창섭은 시범경기까지의 경기력만 봤을 때 강백호(kt), 한동희(롯데) 등과 더불어 신인상을 다툴만한 경쟁력을 지닌 신성이다.
최채흥도 잠재력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양창섭, 최채흥 모두 스프링캠프에서 구위가 좋았다. 선발투수 후보로 충분한 선수들”이라는 게 김한수 감독의 설명이다. 꼭 선발투수가 아니라도 신인 시절부터 많은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팀에서 뛴다는 것은 양창섭, 최채흥 입장에서도 호재일 터.
한때 KBO리그를 호령했던 삼성은 최근 2년간 갈피를 못 잡고 표류하는 모양새였다. 올 시즌 역시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지만, 그래도 성장세를 지켜볼만한 신인들이 등장했다는 것만큼은 분명 반가운 대목이다. 삼성으로선 성과를 거두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리빌딩의 초석을 발견한다면 그 역시 성적 못지않게 값진 소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삼성 선수들(상). 양창섭(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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