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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씁쓸하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 '리턴'이 묵직한 쓴소리를 날렸다.
2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리턴'(극본 최경미 연출 주동민)은 34회를 마지막으로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끔찍했던 '악벤저스'(신성록, 봉태규, 박기웅, 윤종훈)의 몰락과 최자혜(박진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자혜는 19년 전,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다시 돌아온 '리턴 쇼'를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자신의 딸을 죽이는 것에 일조한 인물들을 살인한 최자혜는 "나는 살인자이다. 그러나 20분 후면 법은 나를 살인자로 단죄할 수 없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방송을 시작했다.
이어 최자혜는 오태석(신성록), 김학범(봉태규), 강인호(박기웅), 윤종훈(서준희)의 민낯을 낱낱이 까발렸다. 그들의 악행을 모두 폭로한 최자혜는 현행법을 지적했다. 법의 사각지대가 그들을 괴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최자혜는 "나는 세 명을 죽였다. 그러나 법적 증거가 없어 살인죄로 더 이상 처벌을 받지 않는다. 법을 잘 아는 제가 그 맹점을 이용한 것이다. 못 배우고 가진 게 없는 자에게는 장벽이 높지만 돈 있고 배운 사람들에게는 관대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여러분들께 묻고 싶다. 지금 당신은 법 제도에 온전한 보호를 받고 있나"라며 방송을 마무리 한 최자혜의 질문은 비통했지만 뜨거웠다. 가슴 시린 모정을 지닌 어머니의 냉소였다. '악의 축'인 자들을 자의로, 타의로 처단한 최자혜는 이후 자신까지 단죄하며 목숨을 스스로 거두었다.
'리턴'은 재력과 힘으로 법을 주무르고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권력자들을 극악무도한 악인으로 소환했다. 그들을 향한 일말의 동정심도 허락하지 않았다. 악역에 감정적인 서사를 삽입해 마음을 내어주게 만들던 타 드라마와는 조금 다른 행보였다.
또한 유의미한 문제 제기다. 휘몰아치는 전개와 극적인 설정을 연이어 배치하며 현실성 부재 논란에 휩싸였던 바 있지만, 메시지는 명확했다. 외면할 수 없는 한국 사법 체계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약자에 위치한 자들이 더 이상 이러한 이유들로 가슴앓이 하지 않길 바라는, '리턴'의 작은 행동이자 진심이었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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