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지역방어다. KCC는 이 딜레마를 풀어야 4강행을 노릴 수 있다.
KCC는 6강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렸다. 승패를 떠나 내용이 좋지 않다. 1~3차전 모두 겉으로는 접전이었다. 하지만, 내실이 떨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조직력이다. 정규시즌 내내 수비력 기복이 있었다. 단기전서 고민이 더욱 커졌다.
특히 지역방어가 느슨하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과 선수들은 KCC 2-3 지역방어 공략에 전혀 부담이 없다. 전자랜드는 3차전서 KCC 지역방어를 궤멸시켰다. KCC는 막판 맹추격했다. 그러나 지역방어가 무너진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KCC가 2-3 지역방어를 쓰는 이유는 안드레 에밋, 찰스 로드 등 개개인의 강하지 않은 수비력이 첫 번째다. 결정적으로 느리고 수비범위가 좁은 하승진이 있기 때문이다. KCC가 높이 우위를 활용, 전자랜드에 미스매치를 유발하기 위해선 하승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하승진을 투입하면 상대의 스페이싱 게임에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KCC가 하승진을 넣고 맨투맨을 하면 상대 4~5번이 하승진을 외곽으로 끌고 나와서 3점슛을 던지는 건 일반적이다. 그리고 하승진이 외곽으로 나오는 사이 다른 선수들이 돌파를 통해 연계플레이를 시도, 괴롭힌다. 그래서 추승균 감독은 "승진이가 나오면 지역방어를 해서 골밑에 넣어두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보통의 지역방어는 볼 가진 공격수의 바로 앞에 있는 수비수가 타이트하게 달라붙는다. 그러나 이번 6강 플레이오프서 KCC 지역방어에 그런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전자랜드는 KCC 지역방어 곳곳에 발생한 틈을 적절한 패스게임으로 대처, 손쉽게 슛 찬스를 잡았다. 3차전서 슛 사이클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KCC를 몰아쳤다.
특히 브랜든 브라운이 각성했다. 자신의 공격과 패스의 분배를 효율적으로 한다. 3차전서 브라운의 손끝으로 떠난 공이 차바위, 강상재, 정효근, 김상규 등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의 외곽슛으로 연결, 2쿼터 중반 25점 이상 달아났다.
또한, 전자랜드는 1~3차전 내내 결정적인 승부처에 공격리바운드를 잡았다. 1차전 막판 정효근의 공격리바운드 2개가 KCC의 패배로 직결됐다. 본래 지역방어는 박스아웃이 쉽지 않다. 공격리바운드 허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KCC로선 곤혹스럽다.
외곽슛은 사이클이 있다. 전자랜드도 3차전서 전반전에 비해 후반전에 외곽포가 다소 잠잠했다. 그리고 KCC는 하승진의 높이 이점, 안드레 에밋, 이정현, 찰스 로드 등 개인 공격기술이 출중한 선수가 즐비하다. 때문에 KCC는 3차전 막판 턱 밑까지 추격했다. 지역방어에 대한 부담으로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 여전히 화력 싸움에선 한 수 위다.
하지만, 브라운이 페인트 존을 돌파, 골밑에서 강상재나 네이트 밀러의 득점을 도우면서 KCC 지역방어를 완벽히 깬 게 의미 있다. 2쿼터에 외곽슛만큼 골밑에서 지역방어를 깬 장면이 많았다. 외곽슛이 터지지 않아도 얼마든지 KCC 지역방어를 무너뜨리고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KCC는 하승진의 높이를 살려야 한다. 지역방어를 하지 않기 위해 하승진을 빼면 팀의 최대 장점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 맨투맨 만으로는 드라이브 인이 날카로운 브라운의 골밑 공격 제어에도 어려움이 있다.
딜레마다. 하승진을 투입할 때 지역방어에 대한 보정이 필요하다. 추 감독은 "계속 지역방어를 하겠다. 브라운의 헬프사이드로 떨어질 때 다른 선수들이 몰려 쉽게 외곽슛 찬스를 주는 걸 보완하겠다"라고 말했다.
전자랜드의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유도훈 감독은 "상대 지역방어 공략은 자신 있다. 슛이 들어가지 않을 때 세컨 리바운드에 집중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브라운은 "하승진이 나보다 20cm 크지만, 내가 무서운 건 예수님 뿐이다"라고 말했다.
[KCC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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