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지난 시즌 내내 사사구에 고전하던 삼성 라이온즈 마운드가 희망을 제시했다.
삼성은 김한수 감독 부임 첫 시즌인 지난해 KBO리그 최다 사사구 허용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총 548개의 볼넷을 내주며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500볼넷 넘겼고, 사구 또한 118개로 가장 많았다. 2015년 최소 사사구의 삼성 마운드는 2년 만에 그렇게 무너졌다. 삼성은 지난해 투수들의 고질적인 제구 난조와 소극적인 승부로 인해 번번이 어려운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그런 삼성이 비시즌 투수들의 제구 가다듬기에 만전을 기했다. 그 중심에는 돌아온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가 있었다. 오치아이 코치는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삼성 마운드를 지도하며 이른바 철벽 계투진을 이뤄냈던 지도자. 그는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투수들의 기본 자질 및 정신 상태를 강조하며 마운드 재건에 돌입했다.
비록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7.69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았으나 전날 개막전에 앞서 만난 김한수 감독은 “그래도 이제 투수가 어느 정도 스트라이크를 넣으면서 경기를 할 수 있다. 볼넷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그 부분은 나름 괜찮다고 본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김 감독의 자신감은 개막전에서 수치로 입증됐다. 선발투수로 나선 윤성환이 6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무사사구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이어 올라온 임현준(⅓이닝 무실점)-한기주(1이닝 무실점)-심창민(1이닝 무실점)도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묶고 근소한 리드를 지켰다. 그야말로 완벽한 투수 운용이었다.
특히, KIA에서 재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한기주가 569일만의 등판에서 1이닝 퍼펙트로 홀드를 챙겼으며, 윤성환은 개막전 5개 구장 유일의 토종 선발로 나서 국내 선수의 자존심을 세웠다. 무엇보다 사사구로 고전하던 삼성 마운드가 무사사구 투구를 펼친 부분이 가장 고무적이었다.
다만, 그렇다고 삼성 마운드가 안정을 찾았다고 확신하긴 이르다. 최대 변수로 꼽히는 외국인투수 2명이 아직 등판하지 않았고, 첫 시즌을 치르는 양창섭, 최채흥 등 신예들에게 사사구 없는 투구를 기대하긴 어렵다. 아직 백정현, 우규민, 장필준 등 주축 전력들의 컨디션도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개막전부터 무사사구 경기를 통해 ‘대어’ 두산을 잡았다는 건 올 시즌 희망을 밝히기에 충분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승리 소감을 묻자 “투수진이 무사사구 경기를 치른 게 인상적이다”라고 흡족함을 나타냈다.
[삼성이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KBO리그 개막전 삼성-두산 경기에 6-3으로 승리했다. 삼성 심창민(오른쪽) 강민호 배터리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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