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선수들에게 144경기 전부 다 이긴다는 마음을 가지라고 했다."
kt 김진욱 감독은 올 시즌 공개적으로 승률 5할, 5강 목표를 내세웠다. kt는 2015년 1군 진입 이후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 2년간 당연히 '탈꼴찌'를 앞세웠다. 그에 비하면 올 시즌 목표는 한 단계 올라섰다.
궁금했다. 왜 탈꼴찌도 실현하지 못한 팀이 5강, 5할 승률을 내걸었을까. 여러 이유가 있다. 일단 김진욱 감독이 선수들에게 목표의식을 분명하게 심어주고 싶었다. 김 감독은 24일 KIA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탈꼴찌라고 하면 막연한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5강, 5할 승률은 목표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kt는 탈꼴찌를 해야 한다. 그러나 KBO리그에 참가한 팀의 근본적 목표가 탈꼴찌는 아니다. 최소 5강이고, 궁극적으로는 대권 도전이다. kt도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김 감독과 함께 위로 나아가겠다는 목표의식, 위기의식이 있다. 김 감독도 "이제는 해야 할 때(5강 진출)가 됐다"라고 말했다.
훗날 대권도전을 위해선 포스트시즌 경험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5강이라는 게 부담스러운 목표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에게 포스트시즌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 젊은 선수들은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성장하는 게 크다"라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올 시즌 kt 전력이 강화된 측면도 있다. 새로운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어깨 통증으로 개막전 선발등판이 불발됐다. 그러나 김 감독은 "28일 퓨처스리그에 등판한 뒤 1군에 올라올 것"이라고 못박았다.
니퍼트는 두산 시절에도 자신의 몸을 스스로 컨트롤하며 풀타임을 치렀다. 나이도 적지 않고, 전반적인 기량이 하향세라는 평가다. 하지만, 투수진이 전반적으로 허약했던 kt로선 니퍼트의 가세로 중심이 잡힌 측면이 크다.
황재균의 가세로 중심타선도 강력해졌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윤석민, 베테랑 유한준, 박경수와 함께 괜찮은 라인업을 구축했다. 김 감독도 "개막전 라인업을 작성하는데 하나도 고민이 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투타의 중심축 가세에, 신인 강백호도 1군에서 꾸준히 뛸 계획이다. 강백호가 설령 kt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해도 큰 데미지는 없다. 니퍼트, 황재균과는 달리 애당초 상수로 생각한 전력이 아니다. kt로선 강백호에 대한 투자는 밑져야 본전이다. 2~3년, 5년 뒤에 자리잡아 롱런하는 게 중요하다. 올 시즌 강백호가 당장 1군에서 두각을 드러내면 kt로선 그 자체로 전력 플러스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표정부터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작년에도 선수들은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겉으로 자신감이 있어도 속으로는 불안한 부분도 있었다. 올 시즌에는 정말 자신감이 있는 표정이다. 개막을 기다렸다"라고 말했다.
개막전서 로하스가 연타석홈런을 때렸고, 신인 강백호는 고졸신인 최초로 개막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트리는 주인공이 됐다. 결국 kt는 개막전서 디펜딩챔피언 KIA를 잡았다. 김 감독 말이 선수들을 향한 단순한 사기진작 발언은 아니었다는 게 입증됐다.
김 감독은 한 술 더 떠 "목표는 5할, 5강이라도 선수들에겐 144경기 전부 다 이긴다는 마음을 가지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목표설정과 kt 선수들의 자신감은 올 시즌 성적으로 최종 평가를 받는다.
[kt 선수들. 사진 = 광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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