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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곤지암'이 곤지암 정신병원을 완벽 재핸해내며 공포감을 극대화시켰다.
'곤지암'은 CNN 선정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 중 한 곳인, 곤지암 정신병원을 소재로 한 영화다.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담았다.
실제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있는 곤지암 남양신경 정신병원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지난 1996년 폐원한 이후 괴담이 퍼지며 국내 대표적인 흉가로 알려져 있다.
이에 영화는 무엇보다 곤지암 정신병원을 구현해내는 게 가장 중요했다. 정범식 감독은 "실제로 곤지암 정신병원에 공포 체험을 다녀온 분들도 많기 때문에 100%에 가까운 재현이 불가피했다"라고 말했다.
정범식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2개월 동안 전국의 폐가를 모두 돌아다닌 끝에 마침내 부산 영도구에 있는 폐교인 옛 해사고를 찾아냈다. 결국 실제 곤지암 정신병원과 디자인이 가장 비슷한 곳에서 세트 제작을 돌입한 것.
여기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공간을 창조, 또 다른 주인공인 정신병원을 보다 압도적인 비주얼로 완성했다. 실제 병원의 모습을 최대한 재현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3층 건물이 아닌 지하에 한 층을 더한 4층 공간으로 설정, 각각의 뚜렷한 개성을 담은 방들을 만들어내면서 주 무대를 탄탄하게 쌓았다.
세트의 배경 그림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미술가인 시닉 아티스트까지 섭외했다. 1층의 원장실, 2층의 집단 치료실, 3층의 목욕탕 등 각 공간을 다채롭게 설정, 풍성함을 더할 수 있었다. 원장실에서는 학식을 갖춘 인물로 설정된 원장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오래된 책을 찾아 일일이 찢어 바닥에 깔고, 물로 적시고, 밟아 가며 폐허의 느낌을 전했다. 또한 집단치료실은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자행했던 고문 도구에서 영감을 받아 마치 전쟁 때 폭격을 맞아 폐허가 된 것처럼 아수라장이 된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목욕탕에서는 70년대 관공서 건물 느낌으로 만들어진 실제 곤지암 정신병원 건물과 유사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괴기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영화에서 최대치의 공포가 폭발하는 장소, 4층의 402호는 정범식 감독만의 그로테스크한 미장센이 돋보인다. 기이한 낙서들로 철문과 내부공간을 꾸며 알 수 없는 존재들이 다녀간 흔적을 구현했다. 오랜 기간 열리지 않은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해 402호를 미니멀한 구조로 제작, 체험단 멤버들이 들어갈 때마다 뒤틀린 공간으로 변모하며 초자연적이면서도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402호엔 특별한 메시지도 숨어 있다. 제작진의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마음이 담긴 것. 이에 대해 정범식 감독은 "의도적으로 세월호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넣은 건 아니다. 애초부터 영화를 호러 콘텐츠로서만 즐겨주시길 바랐기에 어떠한 직접적인 상징들을 담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우리가 그 시기를 함께 겪은 국민 아니냐. 그러다 보니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묻어나게 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곤지암'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사진 = 쇼박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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