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신태용 축구대표팀은 감독은 유럽 원정 출국 기자회견에서 한발 더 뛰는 축구를 해야만 월드컵 본선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폴란드와 평가전에서 전반에 보여준 움직임은 그가 원한 것과는 분명 거리가 있었다. 수비 숫자를 늘리 스리백을 세웠지만 느슨한 압박으로 너무 쉽게 실점했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팀은 28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폴란드 호주프의 실레시아 스티다움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지난 북아일랜드전에서 1-2 역전패를 당한 한국은 유럽 원정을 2패로 마감했다.
‘가상의 스웨덴’인 북아일랜드전에는 선제골을 넣고도 경기 흐름이 깨져 두 골을 내줬고, ‘가상의 독일’로 치러진 폴란드와 경기에선 두 골 실점 후 동점까지 따라잡는 뒷심을 발휘했지만 역시나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패배를 기록했다.
신태용 감독은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실험’에 무게를 뒀다. 북아일랜드전에서 포백을 썼던 그는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로 평가 받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뮌헨)를 막기 위해 스리백을 변화를 줬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우승후보 독일전을 대비한 연습이었다.
그러나 압박이 실종됐다. 수비 숫자를 늘리면서 라인을 끌어내린 한국은 앞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수비하지 않고 상대가 우리 진영으로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 신중한 경기 운영도 좋지만 지나치게 소극적인 플레이로 폴란드가 마음껏 공격할 공간을 제공했다.
실제로 폴란드는 한국의 측면을 너무 쉽게 넘나들었다. 하프라인까지 쉽게 접근하면서 체력 소비가 적었고 이후에는 힘과 높이로 한국 수비를 공략했다. 결국 전반 32분 만에 레반도프스키에게 헤딩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고 전반 추가시간 한 골을 더 내줬다.
센터백 숫자를 한 명 더 늘린 스리백은 포백보다 좀 더 수비적인 전술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압박까지 느슨해지면 폴란드전처럼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상황이 발생한다.
황희찬 투입 후 한국의 경기력이 살아난 점은 그래서 더 주목할 만 하다. 신태용 감독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전반 38분 만에 수비수 김민재를 빼고 공격수 황희찬을 투입한 뒤 4-4-2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황희찬이 앞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을 펼치면서 손흥민에게 공간이 생겼고 덩달아 한국의 공격도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간혹 감독들은 포메이션은 숫자일 뿐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서냐보다 어떻게 뛰냐가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폴란드전이 그랬다. 상대보다 한 발 덜 뛰면서 수비 숫자를 늘린다고 골을 안 먹는 게 아니다. 월드컵은 우리보다 강한 팀들과 붙는다. 압박 없는 포메이션 변화는 무의미하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